빅데이터· SDN, 계측기 시장 뒤흔든다

제임스 트루차드 NI 회장 기조연설

일반입력 :2014/08/07 07:46    수정: 2014/08/08 04:00

손경호 기자

[오스틴(미국)=손경호 기자]당신과 NI가 해낼 것이다(You and NI will).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내쇼날인스트루먼트 연례행사인 'NIWeek 2014'에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창업자 제임스 트루차드 회장의 말이다.

첫 기조연설에서 트루차드 회장이 강조한 것은 자사 고객들인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토록해 이들의 고객인 일반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NI는 최근 IT업계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 엔지니어들을 위한 테스트, 제어, 자동화 환경에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로 이뤄진 모듈을 통해 제어한다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스마트폰, 자동차, 백색가전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유기적으로 작동해 효율성, 편의성을 높이는 사물인터넷(IoT), 수많은 데이터들을 전수 조사해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는 빅데이터와 같은 키워드가 계측기, 산업자동화시설, 각종 테스트 및 모니터링 시스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NI에게 NIWeek는 한 해 이 회사가 다루는 메시지를 총망라하는 의미가 있다. 엔지니어를 위한 그래픽 기반 설계용 툴인 'LabVIEW'를 중심으로 수십나노세컨드 수준으로 각종 입출력(I/O) 신호를 측정해 정확한 제어를 가능케 하는 'Compact RIO', 아날로그 및 디지털 신호를 측정하는 'Compact DAQ', PC를 기반으로 측정 및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PXI 플랫폼 등 자사가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기술을 통해 어떤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NI는 다양한 자사 플랫폼들이 어떻게 SDN, IoT, 빅데이터라는 IT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리는데 주력했다.

먼저 SDN 콘셉트는 NI가 RIO, PXI 플랫폼 등에 공통으로 적용한 프로그램이 가능한 반도체인 'FPGA'를 통해 구현된다. 엄밀히 말하면 SDN과 RIO 플랫폼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개념적으로 봤을 때 NI는 여러가지 측정이 가능한 한 개의 하드웨어 플랫폼에 여러가지 다양한 모듈을 엔지니어 마음대로 넣었다 뺐다 하면서 필요한 다양한 테스트, 제어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SDN 콘셉트를 빌렸다고 볼 수 있다.

NI는 이날 반도체 테스트 장비 분야에서 STS 시리즈를 새롭게 발표했다. 이 제품군은 PXI 기반 자동화 테스트 시스템을 기존 개발단계에서만 적용했던 것에서 벗어나 양산단계에서도 불량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플랫폼을 유사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조연설에서는 그동안 복잡하고, 다양한 무선신호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사용됐던 RF계측기를 LabVIEW RIO 아키텍처를 활용한 PXI 기반 계측장비로 802.11.ac 와이파이 무선랜(WLAN) 칩에 대한 테스트를 시연했다.

기존에 '빅-아이언(BIg-IRON)'이라고 불리는 박스형 벤치톱 계측기(대형 장비)는 설계 단계, 양산 단계에서서로 다른 제품을 써야하는데다가 고가 장비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RF쪽에서는 더욱 고가 장비를 쓰고 있는데다가 계측기는 최근 새로운 무선통신기술인 5G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소프트웨어정의무선통신(Software Defined Radio, SDR)'이라는 개념이 주목 받고 있다. 기존에 여러 무선 통신 환경을 물리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테스트 장비를 갖춰야 했으나 이러한 한 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을 통해 구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NI는 LabVIEW RIO 아키텍처 조합을 통해 14.4배 빠른 분석 시간을 구현할 수 있었고, 설계는 물론 양산 단계에서도 같은 장비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 데이터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NI 관계자에 따르면 반도체는 개발에서 양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그동안에는 각각 과정에서 측정한 데이터들이 서로 연동되지 않아 적시생산(time to market)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발표된 STS 시리즈는 기존 박스 형태의 벤치톱으로 한 분야에서 하나의 테스트 업무만을 수행해 왔던 ATE 장비(대형 장비)를 대신해 개발단계에서 양산 테스트에 까지 하나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빅데이터 콘셉트는 'InsightCM Enterprise suite'를 통해 구현된다. 이 솔루션은 공장, 발전소, 철도와 같이 주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시설에 대해 'Compact RIO'를 통해 모니터링한 뒤 서버를 거쳐 관리자용 PC(클라이언트)에 전송해 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가졌다.

이를 테면 발전소 내에 특정 모터에 과부하가 걸리면 건물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모터를 정지시키는 등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날 시연에서는 우리나라 한전과 유사한 미국 기업인 듀크 에너지가 가속도, 온도, 열화상 카메라 등 3만개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한 결과를 Compact RIO로 구성한 2천개 노드를 통해 분석한 뒤 InsightCM으로 전송해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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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대형 가스 터빈 생산업체들이 생산 테스트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전기발생터빈으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가 하루 평균 10테라바이트(TB)에 달할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빅아날로그데이터'라고 부른다. 그만큼 덩치가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대용량 데이터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한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InsightCM이 이러한 대용량 아날로그 데이터들을 클라우드 환경에 올려 보다 빠르게 처리한다는 것이다.

NI는 그동안 박스 형태 벤치톱 장비업체들이 선점하던 시장에서 '오픈 아키텍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SDN, IoT, 빅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IT 패러다임 속에 엔지니어, 과학자들에게 NI가 던진 메시지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