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700MHz 확보 시나리오는

일반입력 :2014/07/31 13:51    수정: 2014/07/31 18:17

정부가 차세대 재난안전통신망 기술방식으로 LTE를 선정해 31일 확정 발표했다. LTE 망을 운용할 주파수는 700MHz 대역을 꼽았다. 이 주파수 대역의 20MHz 폭이 필요하다는 것.

LTE는 기존 재난통신망이 음성 통신만 가능한 것과 달리 음성과 함께 영상, 데이터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재난망용 LTE 방식은 그룹통화, 단말기간 직접 통신(D2D) 등의 기능이 추가돼 PS-LTE라고 불린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 TF는 PS-LTE가 700MHz 대역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한 이유로 “주파수 대역과 소요량을 검토한 결과, 현재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 중 가장 낮은 700MHz 대역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700MHz 대역은 용도가 결정되지 않았고, 여러 분야의 수요가 높아 관계 부처가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중인 상황이다. 즉 재난망에 700MHz 대역이 꼭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더라도 다른 주파수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재난망 700MHz 대역 원하는 이유는?

우선 TF가 내놓은 재난망 구축 기본계획은 전용 주파수를 공급하는 자가망과 통신이 잘 안되는 음영지역 해소와 기지국 설치 등에 따라 이동통신사의 상용망을 일부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700MHz 대역을 쓰겠다고 하는 망은 자가망이다. 데이터를 주고 받는 이동통신 기술 특성상 상향 10MHz, 하향 10MHz를 더해 총 20MHz 폭을 쓴다는 방침이다.

TF는 700MHz 대역이 최우선이라고 여기는 구체적인 이유로 ▲글로벌 주파수 이용추세 ▲음영지역 해소 ▲전국 커버리지 구축 비용 등을 꼽았다.

다른 나라 역시 재난통신망으로 700MHz 대역을 활용하고 있다. 또 회절성이 좋은 이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안정적인 통신 환경과 기지국 구축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700MHz 외에 대안은 없나?

실제 TF는 국내서 재난망을 쓸 수 있는 모든 주파수 대역을 검토 대상으로 뒀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대역 가운데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정한 글로벌 LTE 주파수는 700MHz, 1.8GHz, 2.6GHz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낮은 대역인 700MHz의 전파전달특성이 좋다는 점이 부각된 것. 이같은 주파수 특성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는 UHD 방송을, 이동통신업계는 모바일 트래픽 폭증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주파수로 할당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고 1.8GHz 대역을 전혀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 이통사들이 광대역 주파수로 활용하고 있고, 이 역시 황금 주파수로 불리기도 했던 대역이다. 나아가 철도망(LTE-R) 실험 허가가 1.8GHz 대역으로 나온 것이 이 부분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1.8GHz 대역을 재난망을 구축하게 될 경우 700MHz 대비 3배 가량이 더욱 소요된다는게 TF의 분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700MHz로 재난망을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지하에서 통신이 잘 안될 수도 있다”면서 “1.8GHz로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전파 회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지국을 보다 많이 구축해야 하고, 지하나 터널의 경우를 꼼꼼하게 커버하려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800MHz, 900MHz 대역도 재난망 용도로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지만 TF는 조기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여유 대역이 없고,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현재 이동통신사가 쓰고 있는 주파수를 쓰게 되면 정부가 통신사업자가 할당받을 때 받은 주파수 경매 대가를 다시 내줘야 한다. 비용 문제가 먼저 발목을 잡게 되고, 절차도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700MHz 할당 못 받으면 어떻게 되나

국가 안전과 국민의 안녕을 위한 재난망에 700MHz 대역이 필수적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이 주파수를 쓸 수 있다고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700MHz 대역은 재난망 외에도 공공, 통신, 방송 분야에서 수요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와 의견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 이미 할당된 통신용도 외에 남아있는 700MHz 주파수에 20MHz 폭의 재난망을 설정하면 방송이나 통신 모두 만족할 주파수를 얻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 주파수 대역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 연구반을 운영하면서 적합한 용도를 찾아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주파수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공동연구반 운영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지만, 최종 결론을 내린 상황이 아니다. 이에 재난망 TF는 700MHz 주파수 20MHz 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연구반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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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망 TF 활동을 지휘한 강성주 미래부 정보화전략국장은 “특정 주파수를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700MHz 공동연구반 활동은 지속된다”며 “우리는 요청을 한 것이고 연구반은 참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주 국장은 또 “700MHz를 할당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처럼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제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재난망 논의를 11년간 끌어오면서 이제는 해결할 때이고 더 높은 국가적 가치를 활용한다고 한다면 다른 대역을 찾아서라도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