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4년, 쇼핑 문화 어떻게 변했나

출퇴근 길 쇼핑·데이트전 검색·자유여행 인기

일반입력 :2014/07/30 15:10    수정: 2014/07/30 15:40

2010년 중반 등장해 대한민국에 '반값' 열풍을 일으킨 소셜커머스가 올해로 4주년을 맞아 안정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서비스 초반부터 여러 번의 모조 상품판매 이슈와 불합리한 환불 약관 등이 문제시 되며 시장의 우려를 낳았지만, 이제는 유통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딜에서 시작한 소셜커머스는 이제 여행·문화·공연·패션·생필품 등 다양한 분야의 쿠폰과 제품들까지 판매하면서 쇼핑 문화와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나 모바일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오픈마켓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소셜커머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

이에 우리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든 이들 소셜커머스가 일으킨 변화들을 살펴봤다.

■출퇴근길은 쇼핑의 장…소셜커머스 앱 덕분에

소셜커머스 앱이 나오기 전 직장에 출근한 샐러리맨들은 PC 앞에 앉아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문화가 있었다. 괜찮은 상품이 저렴한 가격에 올라오면 메신저를 통해 지인과 공유하는 등 하루하루 바뀌는 상품 구성에 호기심을 보였다.

그 후 소셜커머스사들이 앱을 출시하면서 이 같은 습관은 이제 출근길에서부터 시작됐다. 잠깐의 시간을 이용해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고 싶은 욕구와 실행이 기존보다 앞당겨진 셈이다.

티몬은 2011년 7월 국내 소셜커머스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당시 티몬이 새 모바일 앱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웠던 것은 레스토랑과 에스테틱 등의 골목상권 업체들을 실시간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티몬나우' 서비스였다.

하지만 고객들이 더욱 주목한 것은 식품과 화장품, 옷 등의 배송상품이었다. 모바일 앱이 출시된 후 티몬의 배송상품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결국 이듬해에는 배송상품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 소셜커머스 서비스의 주류를 차지했다.

티몬에 이어 쿠팡과 위메프 등 후발업체들도 모바일 앱을 잇따라 출시했고, 이들 세 업체가 기존 PC기반 쇼핑의 강자였던 오픈마켓을 밀어내고 국내의 모바일 쇼핑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모바일 매출비중은 거의 70%에 육박한다. 11번가 등 오픈마켓이 30%, 이마트몰 등 대형마트 온라인몰의 수치가 20% 내외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비중이다.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상품 수와 친절한 상품소개를 곁들인 소셜커머스의 특성이 모바일 매출 비중 증가의 효자 노릇을 했다.

덕분에 출퇴근길 지하철 안이나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모바일을 등에 업은 소셜커머스 시장은 작년 3조4천억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최소 4조3천억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데이트하기 전 소셜커머스 검색은 필수

소셜커머스의 원조인 지역 반값 쿠폰서비스는 여전히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불황에 지친 자영업자들에게 지속적인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티몬에 따르면 이 사이트의 전체매출 중 20~25%가 여전히 이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한 해 티몬에서 팔린 지역쿠폰은 약 650만장. 크리스피크림 도넛·나뚜루·불고기브라더스 등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까지 합치면 1천150만장으로, 대한민국 국민 4명중 1명은 한 번씩 이용했을 정도의 숫자다.

또한 작년 5월 티몬이 소셜커머스 이용고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데이트나 모임 이전에 약속장소 근처의 지역쿠폰을 검색해본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통신사 멤버십카드나 신용카드 등으로 할인혜택을 챙겼는데 이제는 각 카드사들의 혜택축소와 맞물려 소셜커머스 쿠폰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폰을 쓰면서 얼굴을 붉혔던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젊은 커플이 소셜커머스를 이용해 식사 하고, 전시회를 보고, 피부관리를 받는 것으로 데이트를 모두 하는 게 자연스럽게 됐다.

■소셜커머스 통한 자유여행 대세

티몬 내 여행 카테고리의 매출은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해 이제는 온라인 여행시장 전체에서도 인터파크의 뒤를 이을 정도로 성장했다. 제주 관련 자유여행 상품(FIT)이 눈에 두드러질 정도로 큰 성과를 낸 덕분이다.

특히 소셜커머스 제주도 상품의 인기는 국내 렌터카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2011년 초 소셜커머스가 여행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제주도의 렌터카 시장은 '요금고시제'란 명목 하에 대여가격이 사실상 고정돼 있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에 렌터카 가격이 절반 이하로 할인돼 등장하자 요금고시제는 유명무실해졌고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렌터카 시장도 확대됐다.

이런 현상은 기존 대형 숙박업체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팬션·게스트하우스·중소호텔 등 숙박업계까지 이어졌다. 기존 패키지 단체여행객이 주류를 이루던 제주도 전체가 이제는 항공권과 숙박, 렌터카를 따로따로 구입해오는 자유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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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를 통한 제주의 성공모델을 발판으로 각 업체들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까지 진출해 근거리 자유여행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현성 티몬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기존 정체돼 있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퍼스트 무버의 정신으로 각종 혁신을 이끌었고 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가격과 다양한 상품의 구색, 질 높은 서비스 등 유통의 본질에 더욱 집중해 고객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채널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