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샤크 코브, IoT시대 '윈텔' 동맹의 재림?

윈도 임베디드 생태계 확산용 소형 컴퓨터 공개

일반입력 :2014/07/29 11:19    수정: 2014/07/29 11:21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손잡고 기판에 부품을 얹은 반제품 컴퓨터 '샤크 코브(Sharks Cove)'를 출시했다. 언뜻 보기엔 2년전 전산실습용으로 등장해 클러스터형 슈퍼컴퓨터와 사물인터넷(IoT)까지 영역을 넓힌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를 연상시킨다.

MS는 지난 26일 공식 하드웨어 및 드라이버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프로세서 업체 인텔, 제품 생산업체 서킷코(CircuitCo.)가 함께 만든 샤크 코브의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샤크 코브는 1.33~1.83GHz 속도를 내는 쿼드코어 인텔 프로세서 아톰Z3735G와 램 1GB와 플래시스토리지 16GB 그리고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소형 기판에 납땜해 만든 컴퓨터다.

샤크 코브가 기판에 부품을 얹은 반제품 형태로 판매돼 구매자의 별도 공정을 거쳐야 실제 작동 가능한 기기로 만들어진다는 발상은 라즈베리파이와 동일하다. 차이라면 그 프로세서 종류가 ARM이 아닌 인텔 칩이고 운영체제(OS)는 전용 리눅스가 아니라 MS 윈도8.1이라는 점, 부품 종류와 세부 사양 정도다.

당초 라즈베리파이는 높은 가격대성능비를 갖춘 학교 전산수업용 실습도구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나왔다. 35달러, 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꾸준히 인기를 얻었고, 몇년 동안 사용자들에 의해 그 의도를 넘어선 활용 사례를 얻은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MS는 샤크 코브 기판을 1대당 299달러, 30만원대 가격에 공급한다. 내장된 윈도8.1 이미지의 라이선스와 여기에 적용할 필요가 있는 다른 유틸리티 기술의 사용료를 포함한 가격이다. 비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 라즈베리파이에 비해 단가가 훨씬 높아 동일한 용도의 대체품으로 간주하긴 어렵다.

MS는 샤크 코브를 윈도 호환 하드웨어 개발 보드라 지칭하면서 그 개발 배경을 윈도를 돌리는 휴대폰, 태블릿, 기타 시스템온칩(SoC) 플랫폼같은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버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완제품을 만드는 독립하드웨어제조사(IHV)나 개인 제작자들이 샤크 코브를 사면 휴대용 임베디드 윈도 기기와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기기에 이런저런 센서나 주변 장치를 부착하고 그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드라이버를 만들면 그럴싸한 IoT 단말기로 삼을 수 있을 듯하다.

MS는 유효한 MSDN 계정을 갖고 있다면 '윈도드라이버키트8.1'와 비주얼스튜디오익스프레스도 공짜로 쓸 수 있다며 예전에 비해 윈도 드라이버 개발자들의 초기 개발환경 구축 비용이 훨씬 줄었다고 강조했다.

MS에서 인텔과 손잡고 샤크 코브를 만든 건 IoT 시장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MS는 안드로이드와 리눅스에 밀려난 임베디드 플랫폼 시장에서 윈도 OS의 지분을 확대할 수단을 원해 왔다. 이를 거든 인텔 입장에서도 아톰 프로세서로 저전력 칩 영역에서 ARM과의 경쟁에 탄력을 더할 방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MS는 샤크 코브 기판을 사용해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식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개설했다. 여기서 MSDN 포럼과 다른 외부 콘테츠 링크 그리고 샤크 코브와 관련된 세부 기술규격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 MS는 이와 별개로 기술지원과 토론을 위한 MSDN 윈도용 하드웨어개발보드 포럼 사이트를 열었고 향후MSDN에 윈도호환 하드웨어개발보드 웹페이지 항목을 상시 업데이트해 기기를 사용해 만드는 윈도드라이버 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사실만으로 과거 개인용컴퓨터 시장에서 맹위를 떨친 MS 윈도와 인텔 프로세서 플랫폼의 연합이 부활했다고 표현하긴 어려울 듯하다. 인텔은 IoT 시장에 대응해 저전력에 초점을 맞춘 자사 아톰 및 쿼크 프로세서의 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해 리눅스와 같은 오픈소스 플랫폼 기반 제품도 적극 밀고 있다.

인텔은 오픈소스 하드웨어 '아두이노'와 호환되는 또다른 기판형 컴퓨터 '갈릴레오'와 SD카드 모양의 소형컴퓨터 '에디슨'을 내놓기도 했다. 둘 다 리눅스를 구동한다. IT미디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인텔칩은 99달러짜리 미노보드(MinnoBoard)라 불리는 리눅스 및 안드로이드 호환 기판에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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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역시 IoT 시장에서 인텔만 바라보고 있는 입장은 아니다. 이달초 MS는 ARM 프로세서 제조사 퀄컴이 주도하는 IoT기술 관리 연합 '올신얼라이언스'에 합류했다. 올신얼라이언스는 퀄컴이 처음 만들어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환한 '올조인'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단체다.

올조인은 OS와 하드웨어 종류와 무관한 기기간 연결 플랫폼으로 여러 제조사에서 만든 조명이나 도어록, 스마트워치, 가전, 모바일 기기를 서로 소통하게 해 줄 것으로 묘사됐다. LG전자, 시스코, 파나소닉, 하이얼 등이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