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쟁이들이 만든 노래방 앱 '씽플레이'

일반입력 :2014/07/28 17:37    수정: 2014/07/29 10:54

미디어 솔루션 전문업체 넥스트리밍이 개인 사용자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동영상 편집 앱 '키네마스터'에 이어 이번엔 노래방 앱 '씽플레이'를 선보였다.

씽플레이는 스마트폰에 있는 MP3라면 어떤 곡이든 목소리를 제거해 반주(MR) 상태로 만들어주는 무료 앱이다. MR상태에서 자기 목소리를 녹음하고 SNS를 통해 친구와 바로 공유하는 기능도 갖췄다.

MP3에서 목소리를 지워주는 노래방 앱이라면 이미 많이 나와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씽플레이 개발자들은 “다 같은 노래방 앱이 아니다”고 받아친다.

이유? 앱을 개발한 멤버들이 모두 준프로급 음악 전문가들이라는 것이다. 최근 만난 씽플레이 제품 기획 담당 이인호 팀장은 MR을 만드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량과 기술은 “음악 프로덕션, 즉 녹음을 어떻게 하는지 에 대한 이론적인 이해와 반주만 남겨 놓고 보컬을 제거할 수 있는 오디오 소프트웨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노래방 앱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반주를 직접 연주해서 제공하는 콘텐츠 기반 앱과 MP3에서 보컬만 제거하는 방식이 있다. 콘텐츠 기반 앱은 음원을 가진 저작권사 몇 곳이 운영하지만 제공하는 음원이 많지 않다는 제한이 있다. 씽플레이처럼 자기가 가지고 있는 MP3를 MR로 자동 컨버팅해 주는 앱도 이미 출시돼 있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인호 팀장의 설명이다.

이인호 팀장에 따르면 MP3에서 목소리를 제거하는 기본 원리는 모든 앱이 동일하다.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들어보면 목소리가 중앙에서 들리잖아요. 왼쪽소리(L)와 오른쪽소리(R)를 동일한 크기로 만들면 중앙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같은 원리로 L에서 R을 빼면 가운데 소리가 없어지겠죠. 그게 목소리를 제거하는 기본 원리에요.”

단순히 이렇게 만들게 되면 목소리뿐만 아니라 반주음도 제거된다. 제거된 반주음을 얼마나 되살려 내느냐는 음향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오디오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 수준에 달렸다.

씽플레이를 처음 만들어보겠다고 나선 것은 음향전문가 이인호 팀장이다. 그는 한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S전자에 입사해 하드웨어 개발을 했지만 음악이 좋아 스튜디오 녹음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영국에서 다시 음향학 학사.석사를 받아 돌아온 프로다.

씽플레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멤버들의 음악사랑도 상당하다고 이 팀장은 소개했다. “앱 코어엔진 개발팀 팀장은 드러머에요. 제가 드럼을 2년 전부터 가르쳐줬는데 소질이 있어서 아마추어 드러머급이 됐어요. 씽플레이에 반주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드럼 비트 샘플을 자동으로 입혀 주는 기능을 업데이트 할 계획인데 이 기능은 드럼을 쳐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고 구현하기 힘들 거에요.”

앱 개발팀 팀장과 개발자도 각각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 기타를 치고 있고 이들이 모두 사내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디오소프트웨어인 만큼 프로그래밍 능력도 중요하다. 싱플레이에서 코어 엔진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은 B2B오디오 솔루션 전문 엔지니어들로 오디오SW 엔지니어링 경력만 15년 이상인 엔지니어도 있다.

이인호 팀장은 “전세계 누구를 가져다 놔도 우리 앱처럼 따라 하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대로 만든 노래방앱이라면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MR변환 앱들 다운로드 수가 100만~500만을 넘었기 때문이다. MR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증거다.

“슈퍼스타K 지원자가 1년에 200만명~250만명이라고 해요. 노래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부르고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는 말이죠. 품질이 크게 좋지 않았던 기존 MR변환 앱들도 몇 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데 품질관리(QA)까지 해가며 제대로 만든 씽플레이는 더 사랑 받지 않겠어요?”

씽플레이 개발팀은 우선 많은 사용자들을 모으는 것이 목표다. 넥스트리밍은 이미 B2B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투자할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인호 팀장은 “이 앱은 혼자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기 때문에 나를 위해 만든 앱이기도 하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일하는 거라고 생각해 본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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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소비자 시장에서 경험이 쌓이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시도도 해볼 계획이다. 씽플레이에서 원하는 MP3를 구매할 수 있게 음원서비스 사들과 제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앱에 추가 기능을 넣고 품질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할 계획이다. 우선은 샘플 드럼을 추가하는 것이 가장 큰 업그레이가 될 것이고 노래방 점수(스코어) 매기기 기능과 녹화 기능 추가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