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에도 'B급 코드' 바람 부나

일반입력 :2014/07/24 08:54    수정: 2014/07/24 09:23

김지만 기자

“우리 몸에 대한 의리!” 의리로 단숨에 대세 자리를 꿰찬 배우 김보성이 음료 한 캔을 들고 연신 의리를 외친다. 유투브 조회수 300만을 넘은 팔도 비락식혜CF ‘으리의 김보성’이다. B급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로 비락식혜의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5%이상 뛰었다.

B급 코드가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상당한 임팩트와 파급력 가진다는 게 증명되면서 대중문화 전반에 B급 코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계도 예외는 아니다.

B급 게임의 대표주자는 2012년 북미와 일본에서 9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포노스(대표 츠지코 요리카츠)의 캐주얼 모바일 게임 ‘냥코대전쟁’이다. 냥코대전쟁은 엽기적이면서도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활용한 캐주얼 디펜스 게임이다. 냥코대전쟁은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는 모바일 게임들 사이에서 특유의 B급 매력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국내 출시 2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양대 마켓의 무료 게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서없는 스토리와 어이없으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냥코대전쟁의 특징이다. 플래시 게임에 비교될 정도로 쉬운 컨트롤로 이용자들이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TV(대표 서수길)도 지난 5월 B급 코드를 전면으로 내세운 모바일 RPG 장르 ‘병맛의 용사님’을 출시했다.

병맛의 용사님은 아프리카TV가 자사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통해 최초로 선보이는 게임으로 뭔가 어설퍼 보이는 용사들과 특수 스킬들로 병맛의 재미를 살렸다. 아프리카TV의 인기 방송진행자(BJ)들과 함께 세력전에 참여할 수 있어 BJ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B급 코드는 게임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캠프모바일(공동대표 이람, 박종만) 지난 9일 ‘밴드 게임’을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배우 김보성을 활용한 ‘의리있는 밴드 게임’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게임 다운로드 시 코믹스러운 김보성 스티커를 제공한다.

프로모션 광고 영상에서는 화면 곳곳에서 김보성이 뛰쳐나와 막무가내로 의리를 외친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B급 광고로 이름을 알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일 유투브에 등록된 후 지금까지 270만을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넥슨(대표 박지원)은 게임에 신규로 추가되는 캐릭터의 홍보영상에 B급 코드를 활용했다.

넥슨은 지난 9일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도적 신규 전직 캐릭터인 ‘쿠노이치’의 홍보영상을 공개했다. 쿠노이치는 화염 공격을 하는 여자 닌자로 홍보영상은 방송인 사유리의 과장된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콘셉트를 강조했다. 더불어 70~80년대 B급 영화스러운 연출에 단순한 CG를 더해 재미를 끌어냈다.넥슨은 예전부터 꾸준히 던전앤파이터 홍보에 B급 코드를 활용해 왔다. 지난 1월에 공개한 게임 신규 캐릭터 ‘나이트’의 홍보영상에는 인기 가수 아이유와 개그우먼 신봉선을 함께 캐스팅했다. 아이유가 위기에 처하자 신봉선으로 변신해 적을 물리치는 황당한 내용에 이용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작년에는 홈쇼핑 인기 제품 ‘장미칼’을 활용한 아바타를 선보이는가 하면, 우락부락한 남자 캐릭터 프리스트에 분홍색 앞치마만 입힌 ‘핑크 프리스트의 유혹’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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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코드 콘텐츠들은 화려한 콘텐츠들 사이에서 차별화되는 매력을 내뿜으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쉽게 끌어 모은다. 하지만 과도하거나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원작 콘텐츠가 쌓아 높은 콘셉트를 망칠 수 있어 위험하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B급 코드는 단기간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어 좋은 마케팅 수단”이라면서도 “하지만 무분별한 B급 코드 사용은 오히려 콘텐츠의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