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과 알뜰폰이 천적관계?

일반입력 :2014/07/23 15:42    수정: 2014/07/23 17:46

“제4이통사의 진입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제4이통사의 등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본심사를 24일 마무리 짓고 이번 주 내에 허가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달 25일 주파수할당 적격심사를 통과한 KMI는 기간통신사업 허가 심사를 통과할 경우 주파수 경매 절차를 거치면 제4이통 사업이 가능하다.6번째 도전을 하고 있는 KMI가 사실상 이번 심사를 마지막 도전으로 여기고 배수의 진을 친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들도 허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망을 이통사로부터 빌려 써야 하는 알뜰폰 입장에서 제4이통의 등장 여부가 중요 이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알뜰폰 사업자들은 제4이통의 등장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운 제4이통이 알뜰폰과 출혈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지만 사실은 반대 분위기다.

한 알뜰폰 업체 대표는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일수록 소비자들이 유리하듯이 알뜰폰 역시 도매로 망을 빌릴 수 있는 통신사가 많을수록 협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제4이통의 등장은 오히려 반길 일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4이통의 등장이 저가 시장을 만들어 온 알뜰폰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을 내놨지만, 실제는 이통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사정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기존 이통3사의 영역과 알뜰폰의 타깃 고객이 다른 것처럼, 제4이통 역시 저가 시장에서 알뜰폰과의 경쟁보다는 기존 이통3사와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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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전국망을 갖춰야 하는 제4이통사나 망을 빌려 써야 하는 알뜰폰(MVNO) 입장에서 양측은 경쟁관계라기보다 공생관계에 가깝다는 것이 알뜰폰 업계의 시각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제4이통사는 가입자 확보 이전까지 네트워크 구축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알뜰폰 사업자를 확보해 망 구축비용을 보전할 수 있고, 알뜰폰 사업자는 좀 더 저렴하게 망을 빌리고 단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협력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