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노트북은 뚱뚱하다?…편견 ‘끝’

레이저 블레이드14 리뷰

일반입력 :2014/07/22 10:13    수정: 2014/07/22 10:21

권봉석

레이저 블레이드14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고성능 하드웨어로 무장한 게임용 노트북이다. 인텔 i7-4702HQ 쿼드코어 프로세서(최대 2.2GHz)와 DDR3L 8GB 메모리, 256GB SSD를 달아 게임은 물론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사진·동영상 편집에도 활용 가능하다. 14인치크기의 3200×1800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달아 넓은 화면에서 동시에 여러 창을 띄우고 작업이 가능하다.

다른 제조사 노트북과 달리 게임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번들 프로그램이 전혀 탑재하지 않았다. 무게는 2.03kg이며 두께는 17.9mm에 불과해 다른 게이밍 노트북에 비해 부피가 상당히 얇은 편이다. 프로세서에 내장된 인텔 HD그래픽스 4600 칩셋과 엔비디아 지포스 GTX870M(3GB) 그래픽 칩셋 중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전력 공급 상황에 따라 그래픽 칩셋을 전환한다. 색상은 블랙 한 종류이며 가격은 296만원.

초박형 게임용 노트북⋯윈도판 맥북 프로 레티나

‘게임용 노트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무겁고 두껍고 투박하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여러 게임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성능은 뛰어나지만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럽다. 중국·대만 업체가 출시한 게임용 노트북 뿐만 아니라 에일리언웨어 등 미국 업체도 마찬가지다. 게임 성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이를 식혀줄 쿨링시스템 때문이다.

블레이드14는 B4용지(257×364mm)보다 조금 작은 크기(235×345mm)에 두께는 17.8mm다. 게임에 특화된 노트북 중 가장 얇은 수준이다. 14인치 LCD 패널과 교체가 불가능한 내장형 배터리를 달았으며 무게는 맥북 프로 레티나디스플레이와 비슷한 2.03kg다. 절대적으로 무게가 가볍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두께가 얇아 가방 안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검은색을 바탕으로 초록색 표시등과 백라이트를 이용해 하이라이트를 준 디자인도 깔끔하고 세련됐다.

다만 이 디자인이 독창성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애플 맥북 프로 레티나와 지나치게 닮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양 앞에 달린 스테레오 스피커의 배치를 비롯한 전반적인 느낌이 상당히 흡사하다. 또, 키보드 한글 글꼴에 네이버 나눔고딕체를 썼지만 영문 글꼴과 조화를 이루지 않아 어색한 느낌이다.

게임 로딩은 쾌적 “제 해상도 살려쓰긴 힘들다”

블레이드14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단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다. 14인치 안에 3200×1800 화소 LCD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4K 디스플레이보다는 낮지만 5백만 화소 사진을 1:1로 띄워놓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해상도다. 세로 폭이 길어 문서 편집에도 편하다. 디스플레이 수준을 따지는데 흔히 쓰이는 ppi(인치당 픽셀수)는 262.25ppi로 애플 13인치 맥북프로 레티나(226.98ppi)보다 더 높다. 초기 상태에서는 화면이 지나치게 촘촘한데 윈도 8.1의 DPI 조절 기능을 이용해 글자 크기를 200%로 올려주면 눈의 피로를 더는데 도움이 된다.

게임 로딩은 상당히 쾌적하다. 노트북에서는 최상위급 CPU인 인텔 i7-4702HQ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56GB SSD를 썼기 때문이다. 디아블로3 등 온라인 게임은 최대해상도인 3200×1800 화소에 최대 옵션을 모두 적용해도 부드럽게 돌아간다. 다만 배틀필드4 등 최신 3D 게임을 최대 해상도로 즐기기는 다소 버겁다. 광원효과나 안티 에일리어징 등 그래픽 향상 효과를 제대로 즐기려면 해상도를 1920×1080 화소로 낮춰야 한다. 당연히 블레이드14의 성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해상도가 지나치게 높아서다. 오로지 게임용이라면 이러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다소 과도한 측면도 없지 않다.

각종 설정은 클라우드로 손쉽게 저장

블레이드14 단축키나 조명 등 세부 사항 설정은 레이저 시냅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각종 설정을 클라우드에 있는 레이저 서버에 저장했다 불러오기 때문에 윈도 운영체제를 초기화해도 이전 설정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레이저가 출시한 게임용 마우스나 키보드를 블레이드14에 같이 쓴다면 해당 기기 설정까지 통합해 관리한다.

반복적인 키보드 입력이나 마우스 클릭을 줄여주는 매크로 기능도 이 소프트웨어로 하나로 제어가 가능해 편리하다. 영화나 게임, 음악 등 용도에 따라 음장효과를 바꿀 수 있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 홈시어터 에디션도 기본 설치되어 있다. 내장 스피커나 이어폰·헤드폰 등 듣는 환경에 따라 알맞은 음장 효과를 선택해 쓸 수 있다. 다만 펌웨어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기능을 이용하는데도 반드시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야 하는 점은 다소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론 : 최고의 휴대성 갖춘 게이밍 노트북⋯유선 LAN 미지원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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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14는 각종 고성능 부품을 얇은 두께로 잘 설계한 제품이다. 2kg이라는 무게가 일상적으로 가볍게 휴대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못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물론 주로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점과 배터리 성능을 감안하면 어댑터까지 함께 들고 다녀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용 노트북 중 휴대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게임 성능에 영향을 주는 번들 프로그램을 모두 빼버리고 꼭 필요한 기본 프로그램만 넣은 점도 훌륭하다. 게이밍 주변기기 기업 답게 확실히 게이머의 마음을 안다.

다만 유선 LAN 단자가 없고 전용 커넥터 액세서리도 기본 제공하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른바 ‘핑’이 중요한 네트워크 게임, 특히 FPS(일인칭시점슈팅게임)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네트워크 불안정이 주는 스트레스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와이파이 신뢰도가 높아진 지금도 여전히 유선랜을 고집하는 사람이 적잖다. 또한 지나친 감이 없지 않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게임용 노트북 보다는 휴대성이 뛰어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서 활용 잠재력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