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대표하는 특급 태블릿의 자격

삼성전자 갤럭시탭S 리뷰

일반입력 :2014/07/18 09:49    수정: 2014/07/18 09:51

봉성창

갤럭시탭S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출시한 플래그십 태블릿이다. WQXGA(2560×1600) 해상도를 구현하는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엑시노스5 옥타,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4.4 킷캣이 탑재됐다. 전면카메라는 2백10만 화소, 후면카메라는 8백만 화소 모듈이 탑재됐으며 삼성 태블릿 최초로 지문인식 센서가 장착됐다. 화면 크기에 따라 8.4인치와 10.5인치 크기를 가지는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으며 두께가 고작 6.6mm 밖에 되지 않아 무게는 각각 294g과 465g으로 가벼운 편이다.

내장 메모리는 32GB로 고정이며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은 최대 128GB까지 인식한다. 동영상과 사진에 적합하도록 디스플레이를 자동 조절하는 ‘아몰레드 영화’, ‘아몰레드 사진’ 모드를 탑재했고 국내외 20여종 잡지와 콘텐츠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인 페이퍼가든을 내장했다. 색상은 티타늄 브론즈, 대즐링 화이트 두 가지이며 현재는 와이파이 버전만 판매한다. 가격은 10.5인치 모델이 69만 9천원, 8.4인치 모델이 59만 9천원이며 LTE 버전 출시 일정은 미정.

초고해상도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가치

갤럭시탭S가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바로 화질이다. 휴대용 디바이스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두가지는 해상도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품질이다. 해상도는 숫자로 나와있는 만큼 더 논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언제나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아몰레드다.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펜타일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화면에 얼룩처럼 잔상이 남아버리는 번인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색감 역시 지나치게 인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물론 ‘아몰레드’라는 말 자체는 대단히 마케팅적인 성격이 짙다. 거기에 ’슈퍼’나 ‘플러스’라는 각종 수식어를 붙인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그 특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아몰레드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는 아몰레드는 기존에 지적받았던 많은 문제점을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갤럭시탭S의 화질은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눈을 의심할 정도로 강렬한 충격이었다. 물론 갤럭시탭S에 최적화된 샘플 영상을 재생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풀HD 영화의 경우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눈이 즐겁기에는 충분하다. 하늘의 파란색 표현은 약간 과도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체적인 디테일이나 암부 표현은 IPS 패널과는 한 차원 다른 느낌을 준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아몰레드 특유의 개성적인 색상 표현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듯, 편리하게 색 영역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특히 RGB 색영역을 지원하기 때문에 DSLR과 태블릿을 함께 들고 다니며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화질만큼은 현존 태블릿 제품 중 최상급에 있으며, 그것 하나로도 이 제품을 구매할 만한 동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플래그십다운 성능 “안드로이드에선 적수가 없다”

어떤 영역에서든 플래그십 제품군은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결코 통용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과하기 때문에 플래그십이라는 이야기다. 오로지 플래그십 제품을 구입하는 데 있어 망설이게 하는 요인은 가격 뿐이어야 한다. 기능이나 성능의 부족함때문이라면 그것은 플래그십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기준에서 갤럭시탭S는 어떻게 평가하면 좋을까. 물론 엑시노스5도 총분히 좋은 AP지만 4K 촬영이 가능한 스냅드래곤 801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이유는 바로 극강의 화질을 가진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4K 촬영 기능이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5인치에 불과한 작은 화면 때문이며, 태블릿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훨씬 더 훌륭하게 4K 촬영 기능을 활용하고 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성능 면에서 갤럭시탭S를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고작 이것이 전부다. 사소하게는 800만 화소 카메라라는 점을 제외하면 갤럭시탭S는 현재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성능과 사양을 가지고 있다. 지문 인식 기능에 대해 다소 말이 많지만 개인용 기기이던 태블릿이 최근 가족이 함께 쓰는 기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유용한 기능이다. 이보다 더 나은 성능과 기능을 기대한다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 물론 태블릿 전체를 놓고 보면 아이패드라는 또 다른 좋은 선택지가 있지만 운영체제의 선호도를 감안한다면 갤럭시탭S는 성능면에서 최고의 선택이다. ■한 단계 진화한 디자인⋯플라스틱의 연금술사

태블릿은 무게와 두께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기본적으로 화면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6.6mm라는 두께는 차기 아이패드 에어·미니도 쉽게 넘어서기 힘든 수치다. 또한 이는 아몰레드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LCD와 달리 백라이트 모듈을 뺄 수 있어 구현할 수 있는 두께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좀 클래식한 맛이 있다. 좋게 말하면 고급스럽고 클래식하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올드한 느낌이 난다. 올해 스마트폰 디자인 중 최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펀칭 패턴을 그대로 이어 받은 부분은 우려했던 것 보다는 훨씬 봐줄 만 하다. 갤럭시S5의 펀칭 패턴이 그냥 비호감이었다면 적어도 갤럭시탭S의 펀칭 패턴은 최소한 호불호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할만 하다. 아직까지 갤럭시S5를 본적이 없거나, 적어도 편견 없이 바라보면 충분히 괜찮게 느껴질 정도다.

삼성전자의 플라스틱 연금술 역시 이제 물이 올랐다. 플라스틱으로 가죽, 금속 등 못 만드는 것이 없다. 삼성전자가 그간 플라스틱을 고집한 것은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이자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삼성전자가 대만 스마트폰 업체 HTC도 하는 금속 마감을 못할리가 없다. 생산성, 무게, 전파투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플라스틱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다. 물론 원가 절감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은 국산 자동차 제조사의 원가절감과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적어도 금속 재질 스마트폰이 플라스틱보다 무조건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라스틱 소재를 쓴 스마트폰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지도 않는다. 어쨌든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갤럭시탭S의 테두리는 금속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이다. 모르면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말이다.

결론 : 아이패드 대항마 되기에 충분한 자격 갖췄다

갤럭시탭S는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제품 중 삼성스러움을 가장 잘 살린 제품이다. 여기서 삼성스러움이란 단단한 하드웨어 완성도를 의미한다. 우선 그동안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던 아몰레드와 플라스틱 마감의 정점을 찍었다. 베젤도 얇고 디자인도 잘 정돈돼 있다. 가격 역시 아이패드 같은 용량 대비 2~5만원씩 저렴하게 책정하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전용 커버 액세서리를 똑딱이로 연결하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다. 자석보다 훨씬 단단하게 고정될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각종 액세서리도 나올 수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결합되는 방식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헐거워질 가능성도 있지만 참신한 시도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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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갤럭시탭S는 삼성전자의 태블릿 시장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는 제품이며, 변화가 적어 실망감을 안겼던 갤럭시S5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갈등되는 부분은 운영체제 밖에 없을 정도다. 다만 제품 전략에서 애플을 계속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은 좀처럼 지우기 어렵다. 초고해상도 화질을 유지하면서 제품의 부피를 줄이는 일은 애플이 가장 잘하는 영역이며, 이미 지난해 아이패드 에어를 통해 증명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구글을 제외하고 삼성전자만큼 안드로이드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진 기업은 찾기 어렵다. 그렇기에 일찌감치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갤럭시탭S가 아이패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여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