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살아야 우리도.." 거리로 나온 협력사들

이동통신사·정부·채권단에 사태 해결 촉구

일반입력 :2014/07/17 17:39    수정: 2014/07/17 17:46

정현정, 이재운 기자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팬택을 살리기 위해 협력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규제당국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채권단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사태 해결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과 관심을 호소했다.

팬택 협력사 60여개 업체로 구성된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17일 오후 청와대 인근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집회를 10여분 간 진행한 후 협의회장 명의의 진정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앞서 이날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서울 을지로 SK T타워 앞에서도 집회를 열고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를 향해 팬택 회생방안의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날인 18일 오후에는 국회 정문 앞에서의 집회도 예정됐다.

팬택 협력사 협의회장을 맡은 홍진표 하이케이텔레콤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팬택의 워크아웃 사태가 정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의 수수방관으로 어떠한 해결책도 찾지 못한 채 6개월 째 표류하고 있다면서 팬택에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협력업체 직원 70~80%가 무급휴직 중이며, 금명간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부도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읍소했다.

이어 이들이 청와대에 전달한 협의회장 명의의 진정서에는 정부와 이동통신 3사, 채권단을 향해 550여개 협력업체에 8만명의 종사자와 30여만명의 가족이 길거리에 내몰리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협의회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를 향해 이번 사안을 수수방관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 및 중재에 나서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또 이동통신 3사에는 팬택 회생방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도 기존 방안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팬택의 워크아웃을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팬택 사태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협력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상태다. 협의회에 따르면 당장 이달부터 신규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일부 임직원들을 무급휴직으로 돌린 업체가 상당수다.

오는 25일 대금 만기와 급여지급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현재 팬택 협력사들이 보유한 매출채권은 총 2천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채권단은 이통3사가 1천800억원의 채권을 팬택에 출자전환한다는 것을 전제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하고 이통사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이통사들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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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팬택은 차선책으로 채권단과 이동통신 3사에 채무상환을 2년 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채권단과 이통사 측의 입장 변화는 없는 상태다.

앞서 팬택 협력사들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최근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부품 대금 10~30%를 자진 삭감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