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서 귀로 즐기는 최고의 사치

소니 UDA-1 리뷰

일반입력 :2014/07/16 15:44

권봉석

소니 UDA-1(이하 UDA-1)은 광·동축 입력 뿐만 아니라 USB 입력단자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PC 음원 데이터를 받아 재생하는 디지털 방식 DAC 앰프다. 최대 32비트, 192kHz 음원을 입력받아 재생할 수 있는 TI PCM1795 칩을 달아 고음질로 음원을 재생한다. 드라이버와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소니·필립스가 개발한 고해상도 음원인 DSD도 PC를 통해 재생이 가능하다.

최대 출력은 좌·우 각각 23W이며 전면에 설치된 헤드폰 잭을 이용하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음악이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반 마스터링 과정이나 MP3·AAC 압축 과정에서 손상되는 고음역대를 되살려주는 DSEE 기술도 내장했다.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쓸 수 있을만큼 부피가 작고 스피커 연결 단자는 바나나 플러그를 꽂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지털 입력 이외에 아날로그 라인인 입력도 받아 출력할 수 있으며 가격은 65만원 선.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챙긴 섬세한 디자인

데스크톱 PC나 노트북은 원가절감을 위해 가능한 저렴한 사운드카드 칩셋을 쓴다. 스마트폰·태블릿은 전력 소모를 최대한 낮추면서 소리를 내는데 집중한다. 요즘은 G3, 갤럭시S5 등 24비트 192kHz 등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폰도 있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장비와 비교하면 꼭 좋은 소리를 낸다고는 할 수 없다. 통신칩 등 내부에 빽빽이 들어찬 부품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음악에 섞이는데다 출력도 낮아 썩 좋은 소리를 낸다고 할 수는 없다.

UDA-1은 금속 재질로 이뤄진 말쑥한 외관 못지 않게 내부 부품이나 배선에 신경을 써서 잡음이 간섭할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대부분의 앰프는 왼쪽·오른쪽 소리를 함께 증폭하지만 UDA-1은 두 소리를 각각 분리해서 소리가 간섭 현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만들었다. 앰프를 구성하는 기판도 두터워 진동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 전용 부품을 이용해 음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각종 단자에도 금도금을 해 잡음이나 노이즈를 최대한 막았다.

PC·스마트폰·A/V 기기 가리지 않는다

UDA-1은 윈도 운영체제나 OS X를 쓰는 PC와 USB로 연결하면 외장 사운드카드처럼 작동된다. 소리는 UDA-1에 연결된 스피커나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며 볼륨 조절 역시 UDA-1에서 해야 한다. 윈도 운영체제는 USB 케이블을 연결하기 전 미리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하지만 OS X는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설치를 마치면 푸바2000(윈도), 클레멘타인(OS X) 등 음악재생 프로그램이나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등으로 영화나 음악을 즐기면 그만이다.

PC 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소니 엑스페리아 Z2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USB 단자에 연결한 다음 음악을 재생하면 디지털 음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소리를 재생한다. 다음 곡으로 넘기거나 재생을 멈추는 등 조작은 블루투스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소리 조절 만큼은 UDA-1을 통해 해야 한다. 구글 넥서스5 등 일부 스마트폰도 마이크로USB 케이블로 연결하면 음악재생이 가능하지만 갤럭시노트3에서는 작동이 안된다. 데이터 통신 방식이 표준적이지 않다는 증거다.

오디오 기기나 일부 PC처럼 USB 음원 출력이 불가능한 기기는 광출력이나 동축(코엑셜) 방식으로 연결하면 된다. 아날로그 음원도 입력받을 수 있지만 음질 향상 기능인 DSEE는 쓸 수 없다. 디지털 단자를 모두 활용하면 PC 두 대와 AV 기기 두 대 등 총 네 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단 출력할 기기는 하나만 선택할 수 있고 본체나 리모컨에 달린 버튼을 이용하면 된다.

소리 표현력 넓어지고 손실부분 복원

UDA-1은 흔히 쓰이는 44.1kHz 192kbps MP3 파일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24비트 48kHz, 24비트 96kHz 등 압축되지 않은 고해상도 음원에서는 그 차이가 명확하다. PC 내장 사운드카드로 들을 때 흐릿했던 소리가 상당히 명확해진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던 목소리가 상당히 앞으로 다가온다. 중저음도 단단해진다. 좁게 갇혀 있던 소리 표현력이 넓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정 대역을 강조하거나 내려앉히지는 않는다.

스마트폰에 담긴 손실압축 음원도 UDA-1을 통해 재생하면 훨씬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스마트폰은 음원 저장장치 역할만 하고 실제 재생은 UDA-1이 담당한다. DSEE 기능을 켜면 음반 마스터링 과정이나 MP3·AAC 압축 과정에서 손상되는 고음역대를 자체적으로 복원해 들려준다. 물론 고음역대가 깎여 나가기 전, 혹은 마스터링을 거치기 전 원래 소리와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파수 표현력을 녋혀 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초당 282만 개 샘플로 담아 낼 수 있는 주파수를 높인 DSD 음원도 별도 변환 없이 재생한다. 전용 프로그램인 하이레스 플레이어(Hi-Res Player)를 실행한 다음 음원 파일(*.dsf)을 로딩하면 앰프 전면 ‘DSD’ LED에 불이 들어오며 재생된다. 단 이 상태에서는 DSEE 기능을 통한 소리 보완 기능은 비활성화된다.

결론 : 스마트 홍수 겨냥한 다기능 고음질 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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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A-1은 기존 데스크톱PC·노트북에 내장된 사운드카드로 한계를 느끼거나 보다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기기다. 5.1채널 등 다채널이 아니라 오직 2채널 입·출력만 지원하기 때문에 입체음향보다는 주로 음악 감상에 포커스를 둔 제품이다. 내부 회로 구성이나 재질도 집에서 개인이 쓰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한편으로 단순히 PC에 연결할 수 있는 DAC와 헤드폰 앰프만 가진 제품을 찾는다면 이 제품은 너무 사치스럽다. 디지털 출력이 안되는 기기라면 라인인 입력을 통해 앰프처럼 쓸 수 있다. 그러나 광·동축 입력 단자는 PC 이외의 다른 제품을 연결하지 않는다면 놀려둘 가능성이 크다. 출력 역시 좌·우 최대 23W 수준으로 큰 면적을 커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좁은 공간에서 최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제품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