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드로이드 시계 “과한 기대는 금물”

LG전자 G워치 리뷰

일반입력 :2014/07/15 11:51    수정: 2014/07/15 14:05

권봉석

LG전자 G워치(이하 G워치)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워치다. 운영체제는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웨어이며, 안드로이드 4.3(젤리빈) 이상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수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400 AP와 저장공간은 4GB, 메모리는 512MB의 사양을 갖췄다. 스마트폰과 연결할때는 저전력 기반의 블루투스 4.0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배터리는 400mAh다.

방수·방진 등급은 IP67이며 최대 1미터 가량 물속에 넣었다 꺼내도 정상작동한다. 외부에는 버튼이 없고 모든 조작은 터치로만 가능하다. 시곗줄은 22mm 규격이며 시중에 판매하는 천·가죽재질 손목끈으로 교체해 쓸 수 있다. 두께는 9.95mm, 무게는 63g이며 전용 거치대에 올려 놓는 형태로 충전이 이뤄진다. 색상은 블랙 타이탄, 화이트 골드 두 종류이며 가격은 구글플레이 기준 26만 9천원.

일반 시계와 동일한 착용감…손목 부담감 적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워치는 정사각형 LCD 디스플레이로 착용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형태와 무게에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G워치가 손목에 주는 부담은 생각보다 적다. 착용감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억지로 곡선을 만들어 밀착시키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무게는 63g으로 전자시계나 단순 피트니스 기능만 있는 웨어러블 기기(25~30g)보다는 무겁다. 또,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남성용 시계(120~140g)의 절반 정도로 가볍다.

착용감은 마냥 쾌적한 수준은 아니지만 무겁고 답답해서 차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기본으로 달려 있는 시곗줄 이외에 폭이 22mm인 다른 시곗줄을 장착하면 착용감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방진·방수 등급은 IP67이며 먼지는 완전히, 물은 1미터 수심에서 최대 30분까지 버틴다. 손을 씻다가 적시거나 물속에 빠뜨려도 잘 닦아내고 쓰면 문제가 없다. 모든 조작은 터치로 할 수 있고 본체 뒤 리셋 버튼 이외에 조작 가능한 버튼은 없다.

야외 시인성 양호, 배터리는 이틀에 한 번 충전

G워치가 장착한 디스플레이는 1.65인치, 280×280 화소 IPS 디스플레이다. 해상도는 높지 않지만 표시되는 내용을 확인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화면 밝기는 총 6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기본 단계인 2단계로는 햇빛이 비치는 실외에서 알아보기 어렵다. 3단계로 올려주면 적당한 배터리 사용 시간과 함께 시인성도 확보할 수 있다. 기본 상태에서는 현재 시간과 주요 메세지를 흑백으로 표시한다.

다만, 이 상태에서는 항상 디스플레이가 켜져 있기 때문에 배터리 사용 시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이 옵션을 켠 상태에서는 24시간만에 배터리가 29%까지 줄어들었지만, 이 옵션을 끄면 36시간이 지나도 배터리를 32%까지 유지했다. 실질적으로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에 한 번씩 배터리를 충전해 주어야 한다. 스크롤 속도나 동작 속도, 반응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며 답답한 맛은 없다. 가속도 센서를 내장했기 때문에 손을 들어올리거나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화면이 켜지면서 사용자 음성 명령을 기다린다.

구글 표준 앱과 연동, 음성 인식은 수준급

안드로이드 4.3(젤리빈) 이상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웨어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프로그램 다운로드와 각종 초기화 과정을 거친 뒤 정상적으로 쓸 수 있다. 구글플레이 뮤직, 카메라, 행아웃 등 구글 기본 앱과 모두 호환되며 문자메세지나 소셜네트워크 등 알림이 오면 진동으로 알려준다. 문자가 왔을 경우 답할 내용을 음성으로 불러주면 자동으로 메세지가 발송된다. 다만 알림 설정을 무음으로 해 놓았거나 안드로이드웨어 앱에서 알림을 꺼 놓았다면 진동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작동은 구글나우를 바탕으로 한다. 현재 위치를 바탕으로 교통편이나 날씨 등을 카드 형태로 보여 주지만 집·직장 주소 등 필요한 정보를 미리 입력할 필요가 있다. 화면이 켜진 상태에서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음성인식 기능이 활성화되며 어느 정도 소음이 있는 실외에서도 곧잘 작동한다. “내일 서울 날씨”, “준비물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메모해”등 자연스런 문장으로 명령하면 이를 알아듣고 적절한 동작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일 일정 보여줘”라는 말에 일정 대신 ‘내일 일정’이라는 말이 들어간 웹문서를 검색해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G워치가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웨어 기기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

안드로이드웨어를 지원하는 앱이 미리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있다면 G워치와 연동해 쓸 수 있다. 할 일을 정리하는 분더리스트,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인 IFTTT, 구글킵 등을 G워치에서 불러서 쓸 수 있지만 그 수는 아직 적은편이다. 다만 안드로이드웨어 API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연결이 끊긴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톱워치, 피트니스 등 앱도 내장되어 있다.

결론 : 하드웨어는 OK, 안드로이드웨어는 글쎄…

G워치는 블랙·화이트를 기조로 한 심플한 색상에 착용감도 썩 나쁘지 않다. 소음이 있는 시끄러운 곳에서도 음성을 곧잘 알아듣는다. 초기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완성도도 평균 이상은 된다. 그럼에도 G워치가 가진 단점 두 가지를 꼽아본다면 배터리 사용 시간과 버튼의 부재다. 제한된 면적 안에 여러 가지 기능을 넣다 보니 배터리 용량이 크게 줄어 들었지만 짧으면 하루, 길면 이틀에 한 번씩 충전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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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이 사라지며 말쑥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조작을 터치로 하다 보니 첫 화면이나 이전 단계로 돌아가고 싶을때도 좁은 화면 위에서 여러 번 움직여야 한다. 화면 옆에 버튼을 다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차라리 화면 아래 남은 공간에 터치 버튼이라도 달았더라면 더 나았을 것이다.

이처럼 복잡한 조작이 필요한 문제점은 G워치를 제어하는 안드로이드웨어의 미성숙성과도 큰 연관이 있다. 구글나우와 G메일을 충실히 활용하지 않는다면 팝업창으로 정보를 얻기 힘들고 네트워크가 끊긴 상태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웨어 앱을 실행하려고 해도 몇 단계씩 터치를 해야 한다.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발전 여지를 아직도 많이 남겨 놓은 안드로이드웨어 때문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