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끊기지 않는 프라이버시 사고…왜?

전문가 칼럼입력 :2014/07/07 16:04    수정: 2014/07/07 17:47

조중혁
조중혁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해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2012년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페이스북이 69만명의 영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감정조작실험’을 하고 이결과를 공개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용자 뉴스피드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조작해 이것을 본 이용자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실험한 것이다.

실험 결과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되면서 세상에 알려지자, 사용자들은 동물 실험의 대상이 되었다고 격분하고 있다. EPIC (전자개인정보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페이스북을 미연방거래위원회에 고소했고 영국정부 등은 이에 대한 조사에 까지 착수하면서 국가차원의 문제로 커지고 있다.

사용자 허락도 받지 않은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고, 동의도 없이 개인정보가 연구원들에게 몰래 제공되었다는 점에서 인간을 대상으로한 최소한의 기본원칙도 지키지 못한 비도덕적 행위라는 비난이 크다.

페이스북의 끊임없는 사생활 침해

SNS의 특성상 사생활 침해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SNS에서 발생하는 사생활침해 사고는 개인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면서 발생하는데 비해, 페이스북 관련 사고는 대부분 페이스북 본사가 사용자의 사생활을 앞서서 침해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페이스북은 2007년 광고시스템인 비콘 (beacon)을 개발했다. 페이스북은 비콘의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개인정보와 친구관계 등은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제휴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정보까지 광범위하게개인정보를 수집해 정확도를 높이려고 했다.

페이스북은 옐프 (Yelp), 판도라 (Pandora),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에도 비콘을 통해 개인 정보를 제공했다. 이들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할 경우 개인화된 정보와 광고를 볼 수 있었다. 사용자 동의를 받지않고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확보해 다른 사이트와 공유하는 비콘은 반발과 비난에 직면했고 페이스북은 사용자 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방대한 개인정보를 광고주에 제공했다며 소송까지 당했다. 소송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2010년 10월‘대비드골드’와‘마이크로로버슨’은 페이스북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광고주에 유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은 쿠키 기술을 활용해 가입한 회원은 물론이고 탈퇴한 회원들의 온라인 활동까지 불법으로 추적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 함부르크 정보보호청이 조사한 결과 페이스북이 보관하고 있는 사용자 정보에는 탈퇴한 회원 정보도있었다. 이에 페이스북은 보안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만하지 추적은 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당신의 성적 (性的) 취향도알 수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분석할 경우,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개인들의 정보를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밝히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정보는 알수 없지만 간접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2009년 MIT에 카터제니건 (Carter Jernigan)과 베흐람미스트리 (BehramMistree)은 페이스북 사용자 4천명의프로필을 분석해 가장 은밀한 정보를 알 수 있는지 실험해 보았다. 누가 게이고 누가 그의 파트너인지 추적하는 프로젝트였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 게이라고 페이스북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으로 확인해보니정확도가 78%였다고 한다. 이것은 SNS를 통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계기가 됐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니 8개 주요대학 학생들의 프로필 80%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지금은당시보다 정보가 더 많이 페이스북에 쌓여 있고 분석기술도 고도화되었기 때문에 성적 (性的) 취향보다 더은밀한 정보를 알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적 취향을 알 수있을 정도면 모르는 정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필자는생각한다)

왜 페이스북은 사고가 계속되는가?

‘페이스북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보호정책은 미국헌법보다 길다’라는이야기가있다. 정책이 이렇게 긴 이유는역설적으로 그들이 침해를 많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온라인이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사생활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2010년 1월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샌프란시스코 크런치즈어워드 (Crunchies Awards)에 참석해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내가 처음 하버드 대학 골방에서 페이스북을 준비할 때 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왜 나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야 하지? 내가 왜 홈페이지가 필요하지? 등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블로그가 대세가 되었다. 온라인사용자들의사생활 보호가 점점 덜 중요해지고 있다. 프라이버시는 더 이상 소셜서비스의 기준이 아니다. 세상이 더 편리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와 공유도 필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를 오픈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사생활과 개인 정보에 대한 낮은 인식의 발언으로 그는 세계적인 논쟁을 만들었다. 일부 언론은 20 대후반, 젊은 CEO의 세상을 아직 잘 모르는 철없는 발언으로 치부하기도 하였다.

세계적인 논쟁과 비난에 직면하자 페이스북 대변인은 주커버그의 발언이 잘못 이해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주커버그는 인터넷의 소셜 표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아왔고, 페이스북은사생활과 정보공유에 대한다양한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분명히 사람들은 블로그, 댓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서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널리 공유하고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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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마크 저커버그가 사생활에 대해 솔직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같은해 4월 뉴욕타임스의 테크블로거인 닉 빌튼 (Nick Bilton)은 페이스북 직원과 비공개 전제를 (off the record) 조건으로 인터뷰를 하였다. 저커버그가 사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거 같냐는 질문에 직원은 ‘저커버그는 사생활 같은것은 믿지 않는거 같다’고 이야기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페이스북의 계속되는 사생활 침해사고는 경영진 철학 때문에 기인한다. 그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한 이런사고는 앞으로도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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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혁 IT컬럼니스트

문화체육부 선정 '올해의 우수 도서'로 선정 된 ‘인터넷 진화와 뇌의 종말' 저자이다. 96년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지였던 '월간 인터넷' 기고로 글쓰기를시작하였다. 02년 '서울시청 포털' 메인 기획자로 일을 했다. '서울시청 포탈'은 UN에서 전자정부 세계 1위로 대상을 수상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이 되었다. 미래부 '월드IT쇼' 초청 연사, 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동 통신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