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새로운 IT스타일의 핵심은 개방

일반입력 :2014/07/03 14:28    수정: 2014/10/14 14:31

<뭄바이(인도)=임민철 기자>HP가 '새로운 IT스타일'로 기업 혁신을 돕겠다고 나섰다. 개방성을 승부수로 던지려는 모습이다.

HP가 인도 뭄바이에서 '월드투어' 개최를 앞두고 2일부터 진행한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미디어서밋에선 개방이 HP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부상했다.

사실 HP의 새로운 IT스타일 전략상 핵심인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서비스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 및 제품 관련 소식은 새로울건 없다.

전혀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의 컴퓨터 '더 머신' 프로젝트, 수냉식 고성능컴퓨팅(HPC) 시스템 '아폴로', 기가바이트(GB)당 2달러 미만 가격을 실현한 올플래시스토리지 '3PAR 스토어서브7450'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주로 지난달 중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표한 HP디스커버 내용이 재활용됐기 때문이다. 반면 HP 제품 출시 소식, 파트너 생태계 구축, 기술 연구개발(R&D) 방향 등을 제시하는 임원들이 저마다 핵심 가치로 '개방(open)'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아몰 미트라 HP APJ 네트워킹채널 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분야에서 새로운 IT스타일을 실현하는 방안을 말하며 이렇게 말했다.

고객들이 과거 네트워크를 어떻게 다뤘나. 고립된 형태(silo)로 만들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수작업으로 설정했다. 그러다보니 경직되고 확장성도 떨어졌다. (…중략…) SDN 시장에선 HP가 리더다. 인프라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100% 프로그래밍 가능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

미트라 부사장은 처음엔 이처럼 개방에 대해 비중있게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SDN 구축을 위한 스위치 신제품 '플렉스패브릭데이터센터7900 시리즈'와 '가상화클라우드네트워킹SDN애플리케이션'을 발표한 후 장내에서 마주친 그에게 다시 HP의 SDN 전략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개방형 표준'으로 제공한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HP는 오픈플로에 대응하는 스위치, 라우터, 무선AP 등 50여개 네트워크디바이스를 지원한다. HP SDN컨트롤러는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가상화 인프라와 호환된다. MS, F5네트웍스, 시트릭스, 리버베드 등 파트너 애플리케이션도 제공된다. 미트라 부사장이 개방이라는 표현을 남발한 건 아니다. 개방이란 표현은 딱 1번 언급했을 뿐이다. 이번 행사 공식발표 현장에서도 개방이란 표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소개 자료도 마찬가지다. HP는 표현을 자제하는 듯 보인다.

미트라 부사장은 SDN파트너생태계 구축 전략에 대해서 말하면서도 HP 전략은 개방형 표준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갖고 간다는 것이라며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파트너 지원정책인 오픈NFV프로그램도 SDN 전략과 유사하게 서비스제공업체(SP)들과 개방형 표준으로 손잡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개방형 표준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HP가 올 4분기 출범할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파트너프로그램 '힐리온네트워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당시 이를 예고한 HP의 스티븐 디치 부사장은 힐리온네트워크는 하드웨어 '불가지론적(agnostic)' (협력 생태계가 될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이를 대신했다.

하드웨어 불가지론적이란 표현은 쉽게 말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나 소프트웨어를 장비의 특성에 따라 제약당하지 않고 호환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개방성을 갖춘 인프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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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HP는 향후 3~5년간 추진하기로 예고한, 전혀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의 컴퓨팅 시스템 '더 머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개방성을 주요 가치로 설정하고 있다.

짐 메리트 HP APJ 엔터프라이즈그룹 수석부사장 겸 제너럴매니저는 더 머신 프로젝트는 멤리스터 기반의 단일 메모리풀만 사용하는데 이런 OS환경에선 (이론적으로) 프로그래밍이 더 쉬워진다며 HP연구소(Labs) 일이라 장담은 못 하겠지만, 폐쇄적이기보다는 개방적인 결과물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