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춘 의원 게임 토론회, 규제법 바뀔까

일반입력 :2014/06/30 10:34    수정: 2014/06/30 10:35

지난해 강력한 게임규제 법안 발의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토론회를 열고 게임업계 중심의 목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과거 손 의원이 게임규제의 필요성에 단호한 입장을 취해왔던 만큼 이번 토론회가 게임규제 입법안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전망이다.

7월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는 손인춘 의원 주최하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이하 게임협회)가 주관하는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제목의 토론회가 열린다.

토론회 사회는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이, 발제는 이장주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이헌욱 법무법인 로텍 변호사·김성곤 게임협회 사무국장이 맡는다. 또 토론에는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정정원 서강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참석한다.

이번 토론회는 게임규제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집중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다. 규제 찬성 측 입장이 주로 대변됐던 지난 1차 토론회와 형평성을 맞추려는 의도에서 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가 ‘손인춘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의견을 일부 반영해 세부 내용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순 있겠지만, 큰 뼈대가 바뀌거나 법안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 예측이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정부의 중복 규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왔다. 특히 이들은 손인춘 의원이 작년 1월 발의한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를 가리켜 ‘게임규제 종합선물세트’로 규정했다.

게임중독 치료기금으로 매출 1%를 강제 징수한다는 등 부당한 규제가 들어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나온 규제들이 중복적으로 또 다시 들어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손인춘 의원은 지난 2월 ‘인터넷게임 중독 문제, 대안은’이란 주제로 1차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서 손 의원은 게임중독법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계획을 설명하며 게임중독법 추진 의사를 명확히 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상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겠지만, 법안 자체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나아가 그는 “게임중독법을 통해 게임사들에게 매출 1%를 치료 기금으로 강제 징수한다는 법안 내용은 대안일 뿐 확정된 내용은 아니다”면서 “적자를 보는 기업, 중소 게임사들에게까지 치료 기금을 거둘 생각은 아니다”고 말했다. 치료 기금 액수와 범위를 합의로 조율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또 손인춘 의원은 게임중독법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당과 대표가 신의진 의원과 함께 (자신에게) 맡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규제 없는 치료 중심으로, 손 의원은 약간의 규제와 예방 중심으로 게임중독법을 추진하게 됐다는 얘기였다.

아울러 손 의원은 “기업들이 어렵고 산업을 키우는 데 노력한 건 안다”면서도 “예산 얘기만 하면 난리인데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기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게임사들이 사회적 비용을 더 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규제개혁 의지를 밝힌 만큼 이에 맞춰 손 의원도 당초 입장을 수정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일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게임산업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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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 콘텐츠산업은 정부 역량을 집중해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콘텐츠는 창의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저해하거나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원수라고 생각하고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마치 손인춘법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 박 대통령을 통해 직접 언급된 셈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발언과 입장을 종합해 보면 게임규제에 대한 손인춘 의원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게임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는 의지가 엿보이지만 실제 법안에 어느 정도 반영할까를 생각해 보면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