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노키아X2에 구글 대신 오페라 브라우저 도입

일반입력 :2014/06/25 09:48    수정: 2014/06/25 09:52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시를 앞둔 노키아 안드로이드폰 'X2'의 기본 브라우저를 '오페라'로 바꿨다. 크롬 브라우저를 포함한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에 어떤 기여도 하지 않겠다는 MS의 의지가 엿보인다.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각) 오페라소프트웨어 제품이 노키아 차세대 안드로이드폰 X2 단말기의 기본 브라우저로 지정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MS는 기존 노키아X 시리즈에 추가 모델로 만든 X2 단말기를 99유로(약 13만7천원)에 판매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날 라스 보일레센 오페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노키아X 제품을 접한 사용자들에게 즉시 최상의 웹브라우징 경험을 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MS 단말기 사업부와 이 프로젝트에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의 초기 선두주자였던 오페라는 스마트폰 확산 이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내장된 기본 브라우저와의 경쟁에서 고전해 왔다. 이후 MS는 윈도폰에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넣었고, 모질라는 아예 파이어폭스를 OS로 만들었다. 제3의 스마트폰 플랫폼이 등장할수록 오페라는 위축됐다.

애플과 구글뿐아니라 제3의 플랫폼 개발사와 이를 채택한 단말기 제조사들이 그간 피처폰을 많이 소비해 온 신흥국가를 겨냥해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간 오페라소프트웨어가 충성고객 기반을 다져 온 피처폰용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도 위협받게 된 상황이었다.

오페라소프트웨어는 MS의 안드로이드폰에 오페라 브라우저를 공급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의 하락세를 방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MS가 괜히 남 좋은 일만 한 것은 아니다. 경쟁 브라우저의 기를 살려 줄 수 있는 결정을 내린 MS에게도 이런 선택을 내린 합당한 이유가 있다.

우선 MS는 윈도폰용 IE를 안드로이드용으로 만들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기에, 뭐가 됐든 타사 브라우저를 써야 한다. 그런데 구글 기술을 MS 입맛에 맞게 고치는 일은 번거롭다. MS는 모바일 시장을 양분한 애플, 구글과 더 큰 싸움을 치르는 중이다. 이를 위해 자사 제품에서 구글의 흔적을 최대한 지우고 싶어한다. 이런 관점에서 MS에게 자사 요구에 맞춰 줄 수 있는 오페라는 오히려 괜찮은 파트너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협력이 뜻밖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미국 지디넷 MS전문기자 마리 조 폴리는 오늘 공개된 2세대 노키아 X폰 관련 소식가운데 (적어도 내게는) 놀라운 점이라며 이는 과거 감정싸움을 벌였던 두 회사의 관계를 짚어볼 때 예상하기 어려운 (MS의) 선택이라고 지적한 점에서 그걸 느낄 수 있다.

MS와 오페라소프트웨어는 지난 2010년 3월 유럽 지역에서 MS가 PC용 브라우저와 관련된 반독점 관련 규제를 따르는 과정에서 시비한 적이 있다. MS는 IE를 포함해 윈도의 여러 기본 소프트웨어에 대한 끼워팔기 논란에 휘말린 시기였다. PC용 주요 5대 브라우저 가운데 IE는 압도적 선두, 오페라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규제당국이 MS에게 윈도에서 기본 브라우저 IE 대신 경쟁사 제품도 골라 내려받을 수 있는 '밸롯스크린'기능을 넣으라고 명령했는데, 조 폴리에 따르면 이런 규제당국의 조치가 MS를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제소한 오페라소프트웨어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서로 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는 얘기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벌어진 MS와 오페라소프트웨어의 기묘한 공생이 서로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X폰 시리즈를 만드는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제조사로 최근까지도 상당한 피처폰 물량을 공급해 왔다. 그런만큼 신흥시장에서 잠재력이 큰 단말기를 내놓을 능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X폰 시리즈의 확산은 오페라 브라우저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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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고려해 미국 씨넷은 오페라 브라우저가 안드로이드 기반 X 제품군이라는 새 틈새(시장)를 찾았다며 X폰은 안드로이드와 경쟁 관계인 윈도폰 OS를 만드는 MS가 자사 브랜드를 걸었다는 점만으로도 별난(oddball) 일인데 그 흔치 않은 선택이 브라우저 개발업체 오페라에게 문을 열어 줬다고 평했다.

IT미디어 기가옴에 따르면 노키아X2 단말기는 저사양 제품이었던 X에 비해 중급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고 나온 것이다. 기존 노키아X는 4.3인치 화면과 1GB 램 및 500만화소 카메라를 품고 나왔다. 물론 MS 클라우드서비스인 아웃룩, 스카이프, 원드라이브 등은 내장돼 있고, X든 X2든 신흥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