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슈퍼컴 레이스, 느려지고 있다"

일반입력 :2014/06/23 18:19    수정: 2014/06/23 18:22

세계 슈퍼컴퓨터의 평균적인 성능 개선 추세가 둔화됐다.

미국 씨넷은 23일 슈퍼컴퓨팅 컨퍼런스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최신 정보를 반영한 '톱500' 명단을 소개하며 슈퍼컴퓨터 경주가 느린 패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각국의 슈퍼컴퓨터가 저마다 20년간 꾸준히 성능을 높여 왔지만 그 성과를 종합한 전체 추세가 둔해졌다는 뜻이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사이트 '톱500' 6월 명단에 오른 모든 슈퍼컴퓨터의 연산 성능을 합친 숫자는 274페타플롭스다. 새로운 정보가 반영되기 전 지난해 11월 같은 기준의 수치는 250페타플롭스였다.

페타플롭스는 슈퍼컴퓨터가 초당 수천조개 부동소수점 연산을 얼마나 잘 처리하는지 측정하는 성능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그 슈퍼컴퓨터의 성능도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씨넷은 또 톈허2와 다른 상위 슈퍼컴퓨터들이 전체 톱500 성능의 증가를 이끈 반면 낮은 순위에선 성장세가 느려졌다며 상하위권 슈퍼컴퓨터가 시장에서 보여주는 역동성의 차이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톈허2는 톱500 명단에서 3등을 차지한 슈퍼컴퓨터로 중국 광저우 국립슈퍼컴퓨터센터에 소재했다. 33.86페타플롭스를 기록해 가장 뛰어난 부동소수점 처리 성능을 보인 슈퍼컴퓨터이기도 하다.

톱500 사이트 연구진은 반면 500등을 기록한 슈퍼컴퓨터에 대해 1994~2008년 사이 연평균 90%씩의 성능 개선을 이뤄온 반면 최근 5년간은 55%씩에 그쳐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컴퓨터는 통상 거대한 덩치로 많은 전력을 소모하면서 핵무기 폭발 시뮬레이션, 지구의 대기 모델링, 항공기 기체동역학 예측, 생물학적 두뇌의 물리적인 기능 재현, 분자 단위 물질 연구 등 연산 작업에 동원된다.

한국에서도 공공기관이 이런 목적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 중이지만, 이런 시스템도 톱500 사이트에 나타난 순위만 놓고 보면 다른 하위권 시스템처럼 성능 개선의 추세에서 점차 뒤처지는 상황이다.

기상청이 기상변화 파악과 정보제공을 위해 도입한 쌍둥이 슈퍼컴퓨터 '해담'과 '해온'은 지난해 11월 110위에서 올해 137위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타키온2는 137위에서 168위로 밀려났다.

미국은 톱500 목록에 오른 시스템 가운데 233개를 보유해 여전히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 보유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반년전 톱500 목록에서 과반에 해당하는 보유 시스템 수 265개보다 줄어든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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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중국의 톱500 순위권 시스템은 63개에서 76개로 늘어났다. 이 숫자는 30개를 보유한 영국, 27개를 보유한 프랑스, 23개를 보유한 독일, 3국의 순위권 슈퍼컴퓨터를 합친 숫자보다 많다.

인텔은 톱500 순위권 시스템 가운데 427개 시스템의 프로세서를 공급해 시장을 압도했다. 하지만 IBM의 파워프로세서 계열 '블루진/Q' 기술은 상위 3, 5, 8, 9, 10위를 차지한 시스템에 공급돼 유능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