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에서 달빅 가상머신 사라진다"

새로운 코드 실행 엔진 탑재할 듯

일반입력 :2014/06/23 09:29    수정: 2014/06/23 09:44

구글이 곧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구동환경의 핵심인 달빅 가상머신(VM)을 버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안드로이드 기기 성능과 효율을 높이려는 목표다.

일각에서는 정황상 자바 지적재산권으로 시비를 걸어 온 오라클과의 법정공방을 회피할 목적도 없지 않을 거라 짐작하지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단서는 확실치 않다.

영국 더레지스터는 지난 20일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에서 새로운 코드 실행 엔진을 탑재해 성능과 배터리 수명을 높이려 한다고 보도했다.

달빅VM은 안드로이드 초기 버전부터 앱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간 개발자들은 달빅VM이 앱을 돌릴 때 하드웨어(HW) 효율을 떨어뜨려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고 불평해왔다.

이런 개발자들의 불평에 따라 구글은 '안드로이드런타임(ART)'이라 명명한 달빅VM 대체 기술을 선보였다. 달빅VM에 비해 ART는 '선행(ahead-of-time, AOT) 컴파일'과 가비지콜렉션 등 앱 구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을 개선했다.

ART는 현재 상용화된 안드로이드4.4 킷캣(KitKat)에 실험적으로 탑재됐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활성화되진 않았다. 개발자들이 ART의 효과를 활용하려면 개발자가 별도 조작을 통해 그 기능을 작동시켜야 한다.

ART를 활성화하면 달빅VM를 대신하는 앱 구동 환경으로써 전반적으로 더 나은 성능을 보여 주지만 아직 불안정하게 작동한다.

실제로 구글은 ART 개발자 공식사이트에 달빅VM을 기본 런타임(앱 실행환경)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개발자)여러분의 안드로이드 기반 결과물과 외부 개발자 앱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게 된다며 달빅VM에서 돌아가던 기술 일부는 ART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해커 커뮤니티 'XDA'의 개발자들은 구글이 달빅VM을 버리고 ART만 쓸 가능성이 높다고 여긴다. 그에 따르면 최근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에 2가지 수상한 코드가 등록(commit)됐는데 1가지는 AOSP 코드에서 달빅VM을 제거한 내용, 다른 1가지는 기본 런타임을 ART로 변경한 내용이었다.

이에 더레지스터는 (AOSP 코드의) 이밖에 다른 몇몇 변화들도 달빅VM 참조를 걷어내는 내용으로 적용된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 OS에서 구글이 ART로 달빅VM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ART에 깊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제껏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구글이 ART로 달빅VM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안드로이드에서 달빅VM이 곧 사라질 것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을 만드는 HW 제조사들에게 소스코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자체 안드로이드 버전을 제공한다. 오픈소스인 AOSP의 개선 코드는 그 일부를 구성할 뿐, 구글 자체 안드로이드의 핵심적인 변화를 주도하진 않는다.

구글이 오라클과의 소송 때문에 ART를 개발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오라클이 지난 2010년 자사 프로그래밍 언어이자 그 플랫폼인 '자바'의 특허와 저작권을 안드로이드가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구글을 고소했는데, 구글이 잘못한 게 없다고 버티면서 법정싸움에 돌입했다.

지난 2012년 구글은 1심 과정에 오라클의 자바 기술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받았고, 또 자바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패키지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도 이끌어냈다. 그 직후 오라클은 자바API 패키지 저작권을 인정받기 위해 항소했고 지난 5월 마침내 승소했다.

아직 구글에겐 안드로이드에 무단 사용한 자바API 저작권 침해가 현행 저작권법에서 허용하는 '공정이용' 범주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명할 기회가 남아 있다. 이에 실패할 경우 오라클이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 배상금을 물게 될 수 있다. 오라클이 지난해말 항소를 제기하며 구글에 요구한 배상금 규모는 약 1조원 가량이다.

지난해 11월 ART의 등장을 보도한 IT미디어 기가옴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겨냥한 오라클 소송 때문에 구글이 ART 개발에 나섰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로이드의 특허와 API저작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앱 구동 플랫폼 쓰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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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자바API를 접해 온 몇몇 개발자들은 구글이 ART를 달빅VM 대체물로 쓰더라도 오라클과의 자바API 저작권 분쟁에 별 도움은 안 될 듯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일례로 박성서 안드로이드펍 운영자 겸 소셜앤모바일 대표는 안드로이드가 달빅VM을 없애고 ART만 쓰더라도 오라클이 제기한 자바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자유로운 상태가 되진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