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액-레이저…시위진압용 드론 논란

남아공 광산회사에 공급

일반입력 :2014/06/19 09:37    수정: 2014/06/19 16:16

손경호 기자

공중에서 초당 80회씩 최루액을 뿌리고, 잠시 동안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레이저를 쏘는 진압용 드론이 등장했다.

18일(현지시간) 씨넷은 익명의 광산회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론 제조사인 데저트 울프에게 진압용 드론 25대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드론은 '스컹크'로 불린다. 데저트 울프측은 이 드론을 두고 '폭동 진압용 콥터(riot control copter)'라고 불렀다.

한 명의 운영자는 여러 대 스컹크 드론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각 스컹크는 8개 전자모터를 통해 돌아가는 16인치 프로펠러를 가졌으며, 45kg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고, 4천개 최루액 페인트볼, 플라스틱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이 드론은 4개 고압 페인트볼 총으로 무장할 수 있다. 초당 20발을 발사할 수 있다. 드론은 또한 스피커를 탑재해 군중들에게 경고음성을 날리는가 하면 야간 촬영시 사용되는 스트로보 라이트를 쏘거나 심지어는 눈을 멀게하는 레이저를 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무인 드론을 폭동 진압용으로 사용한다는 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로봇무기제어위원회(ICRAC)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크 거브러드는 이러한 무기들은 실명과 같은 치명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충분히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많은 비살상용 원격제어 무기들이 종종 사상자를 낸다고 지적했다.

데저트 울프는 그동안 다양한 감시용 장비, 무인 드론 등을 판매해 왔다.

이 회사 담당 이사는 최근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실제로 남아공 광산회사에 스컹크 주문을 완료했으며, 이밖에도 경비회사, 다른 산업분야에 여러 고객들에게 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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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내 광산들은 최근 수년간 민간인, 사설경비업체요원, 경찰 간 충돌이 벌어져왔다. 2012년 남아공 내 론민 마리카나 광산에서는 34명이 사망하고, 78명이 부상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마크 거브러드는 원격제어 할 수 있는 드론을 경찰을 통해 사용하거나 시민 혹은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잡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고 민주적 자주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