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웨어가 이제 하드웨어도 판다고?

어플라이언스 제품 출시설 모락모락

일반입력 :2014/06/17 07:22    수정: 2014/06/17 08:09

VM웨어가 '마빈(Marvin)'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하드웨어(HW) 판매 사업을 준비 중이란 그럴듯한 루머에 휩싸였다.

외신들은 VM웨어가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출시할 준비가 됐으며 오는 8월 미국서 진행할 VM월드 컨퍼런스를 통해 첫선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을 전한 매체들은 이같은 VM웨어의 움직임이 이제 그다지 비밀스러운 일도 아니라는 뉘앙스다.

이 소식은 이달초 VM웨어 본사를 방문한 엔지니어 플레처 코케트(Fletcher Cocquyt)가 트위터를 통해 그곳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확산됐다. 코케트는 VM웨어 캠퍼스에 방문 당시 한 건물 창가에 붙어 있던 포스터를 촬영해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해당 포스터 윗부분에는 세계 최초로 100% VM웨어(기술)에 기반한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어플라이언스를 소개합니다라 써 있고, 가운데엔 마빈의 머릿글자로 추정되는 알파벳 'M' 형태의 도안이 그려져 있으며, 밑부분에 마빈(…판독이 어려운 작은 글씨…) 2014년 여름 등장이라 써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노르웨이 IT서비스업체 에브리노르게(Evry Norge AS)의 수석컨설턴트 크리스티안 몬(Christian Mohn)이 게재한 블로그 포스팅에 따르면 실제로 VM웨어는 비밀프로젝트 명칭과 동일한 상표(trademark)를 지난 1월 등록했다.

몬이 인용한 마빈의 상표 설명 문구는 사용자가 네트워킹 및 데이터스토리지를 포함한 가상 컴퓨팅 자원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터 HW다. 일반적인 하이퍼컨버지드 어플라이언스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이는 코케트가 발견한 포스터 내용 관련 추정의 신빙성을 더해 준다.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어플라이언스는 일종의 마케팅용어다. 흔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HW와 가상화 기술을 결합한 단일 장비를 가리킨다. 동일 제품을 여러대 연결하면 자동적인 확장과 통합 자원 관리가 가능해 편의성을 유지한 채 데이터 처리량을 늘릴 수 있는 게 일반적인 장점이다.

코케트의 사진 속 포스터에 따르면 마빈은 VM웨어가 올여름 내놓기 위해 준비해 온 하이퍼컨버지드 장비의 브랜드명으로 짐작된다. 여러 외신들은 마빈이 지난 3월께 루머로 흘러나온 VM웨어와 EMC의 새 협력 프로젝트 '미스틱(Mystic)'과 동일한 대상을 지칭할 것이라 추정했다.

그런 매체 가운데 한 곳인 컴퓨터리셀러뉴스(CRN)는 지난 11일 VM웨어가 코케트의 사진속 포스터에 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게 뭐였든 더이상 VM웨어 캠퍼스에서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대변인 발언도 덧붙였다. 이어 오는 8월 VM월드 컨퍼런스를 마빈의 데뷔 무대로 점쳤다.

그간 VM웨어가 HW 얘기를 아예 안 했던 건 아니다. 스토리지 업체 EMC나 네트워크 및 서버 장비 파트너 시스코와 손잡고 만든 통합 솔루션 'V블록(VBlock)'이나 'V스펙스(VSPEX)'가 출시돼 있었다. 하지만 VM웨어와 EMC의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인 미스틱 또는 마빈의 결과물은 V블록이나 V스펙스와 성격이 다르다. VM웨어 가상스토리지 구성 기술 'VSAN'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VSAN을 탑재한 어플라이언스로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면 외장형 스토리지를 쓸 필요가 없다. 서버에 탑재된 저장장치가 스토리지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스토리지와 서버를 연결하는 스위치도 불필요하다. 이같은 움직임을 데이터센터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을까?

먼저 등장한 뉴타닉스의 '버추얼컴퓨팅플랫폼(VCP)'이 마빈과 비슷한 콘셉트로 출시됐다. 16일 김종덕 뉴타닉스코리아 대표는 데이터센터 시장의 큰 흐름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각각 구별하던 방식에서 뉴타닉스의 가상화플랫폼과 같은 통합형 솔루션을 채택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VM웨어에서 실제 이런 제품을 팔면 그 OEM 파트너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 먼저 VSAN용 서버 노드를 공급해 온 델, IBM, 슈퍼마이크로 등이 겨냥한 시장의 수요를 가로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성격은 다르지만 V블록이란 제품을 파는 VM웨어, EMC, 시스코의 'VCE연합'에도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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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 더레지스터는 지난 10일 보도를 통해 VM웨어와 EMC가 공동 마케팅을 벌일거라면서도 마빈은 VM웨어 파트너를 걱정케 만들거나 VCE연합과 경쟁하진 않을 것이고 또 틈새영역에서 역할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VCE가 겨냥했던 전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충돌을 피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 매체는 앞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VM웨어의 마빈 어플라이언스가 24개 디스크와 4대 서버를 통합한 장비로 구성될 것이라 전한 바 있다. 지난 10일 후속 보도를 통해서는 VM웨어가 HW 판매(사업)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VM웨어의 제품 출시를 거의 기정 사실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