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삼성SDI, 사업조정 역량 발휘하나

일반입력 :2014/05/30 19:41

송주영 기자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사업조정 역량을 다시 한번 발휘할 때가 왔다. 오는 7월 1일이면 통합 삼성SDI가 출범하게 된다. 박 사장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순조로운 통합과 함께 기존 수익성이 약한 삼성SDI 내부 사업들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30일 삼성SDI, 제일모직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각자 대표 체제이기는 하지만 통합법인의 대표하는 자리는 박 사장이 맡게 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이날 2차 전지 사업을 집중 부각했다. 박 사장은 2차전지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의 지위를 확실히 유지하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1등으로 매김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에너지 사업에 대해 자신했다.

■PDP 사업 올해 정리수순 밟나

삼성SDI는 PDP 사업은 연내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PDP 디스플레이는 완제품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삼성SDI의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분기 영업적자 389억원, 매출 1조1천375억원. 지난해 4분기에 연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20억원대 소폭 적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영업적자의 규모는 예상 외로 컸다.

영업적자의 원인으로는 PDP사업이 지목됐다. 지난해 연간으로 적자를 낸 PDP가 올해 1분기에서도 삼성SDI 수익성 개선을 막았다는 지적이다.

PDP 디스플레이는 2000년대 초반 평판 디스플레이 시대를 연 효자 상품이었지만 LCD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삼성SDI의 지난해 분기별 PDP 매출은 답보상태였으며 지난해 1분기는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PDP 부문 매출 하락에 따라 삼성SDI 디스플레이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6.6%, 전년동기대비 24.8% 하락한 2천97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PDP TV 시장이 올해는 전년대비 절반 규모로 축소되고 내년에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PDP 사업 정리는 이미 시작됐다”며 “인력의 전환배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순탄한 사업 축소, 정리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 역시 삼성SDI의 적자 사업이다. 지난 1분기 삼성SDI의 태양광, CRT 사업부문의 매출을 1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전분기만 해도 22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5% 미만으로 축소됐다. CRT, 태양광 역시 지난해 삼성SDI의 적자 사업이다.

박 사장은 인수 당시 기업의 양축으로 삼겠다고 했던 부진한 태양광 대신 전지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PDP 역시 앞으로도 성장하기 어려운 사업으로 파나소닉 등이 이미 손을 뗀 만큼 삼성전자의 사업정리도 수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박 사장이 얼마나 순조롭게 정리하는가가 남았다는 분석이다.

■카메라 사업 조정 수완 발휘해야 할 때

박 사장은 삼성테크윈, 삼성SDI 등을 거치며 사업 구조조정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2008년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사업부장, 2009년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 2010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삼성의 카메라 사업을 연착륙시키는 역할을 했다.

2010년 12월 삼성SDI 대표이사로 옮긴 이후에도 박 사장의 경쟁력 확대, 사업 구조조정 역량은 꾸준히 발휘됐다. 삼성전자 태양전지 사업 인수, SB리모티브 합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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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사장은 앞으로 부진한 태양광, PDP 사업 대신 에너지, 소재사업에 집중하며 삼성SDI를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동싱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한 대형 소재부품업체로 통합 삼성SDI를 안착시켜야 한다.

삼성SDI는 오는 2020년에는 매출 29조원 규모의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양사의 매출을 합하면 15조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