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학생 위한 디지털 수업을 말하다

극락초등학교 교사 김 황씨의 경험기

일반입력 :2014/06/01 10:45

스마트 교실이요? 종종 IT기술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교육에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기술은 아이들의 활동과 발전을 뒷받침해 주기 위한 도구로써 교실을 지원해 줘야합니다. 그게 21세기 교실에서 21세기 선생님이 21세기 학생들과 함께 하는 방법이지요

교직경력 15년의 광주 극락초등학교 교사 김 황씨는 교실에 첨단 IT기술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교육방법은 19세기 주입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고들 했지만 이제는 21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들이 19세기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1세기 교실에서 19세기 방식의 교육법을 쓰고 있다'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 김 선생님은 2007년 디지털 교과서 연구에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고가 노트북과 전자팬을 지급해서 종이 없이 시험을 보는데 활용했습니다. 20원이면 A4용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170만원짜리 기기를 쓴 거죠 교실이 21세기로 바뀌었지만 값비싼 기기로 타자나 그림 그리는 것 밖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19세기 교육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의문이었다.그러던 중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한 국제교육포럼에 참가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를 접하고 기술에 앞서 가르치는 방법과 철학이 바뀌어야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경험하게 됐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이 아이들을 정해진 교과과정 안에 맞춰 넣는 것이었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지식이 필요한 경우 지식을 더해 주는 방식이더라고요

그는 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치느냐를 설계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어떻게 배우느냐를 설계하다는 것이 중요하는 점을 알게됐고 새로운 방법을 교실에 도입해 보기로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에 경험이 더해질 때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체험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에서 IT기술은 학생들의 활동을 지원해 주기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은 특히 다방면에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다. 메추리 알을 부화시키고 변화를 기록하는 관찰일지를 작성하는 수업에도 스마트폰이 활용된다.

부화기에 메추리알을 놓고 고정시킨 스마트폰으로 계속 촬영하면서 관찰을 해요. 다른 수업 중에도 메추리가 부화하는 모습을 미러링 기능을 통해 TV에 생중계하면서 틈틈히 살펴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은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를 느끼게 해주죠. 한마디로 감성수업도 이뤄집니다. 아이들은 메추리를 기르면서 이름도 불러주고 물과 밥을 챙겨주기 위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벽같이 학교에 나와요

NFC를 활용한 스마트 관찰 일지도 만들었다. NFC를 가져다 대면 스마트 관찰일지를 작성할 수 있다. 아이들은 메추리 사진에 다리가 길어지고 깃털이 커지는 등의 변화를 입력한다고 한다.스마트폰에 접사 렌즈만 붙이면 훌륭한 현미경이 될 수 있다. 식물이 발아되는 모습을 타임 랩스(Time Lapse) 기능을 이용해 촬영하면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보던 장면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접사렌즈를 쓰면 전구의 필라멘트 어느 부분에서 빛이 나는지도 관찰할 수 있다. 고가의 디지털현미경이나 실체현미경 없이도 스마트한 과학수업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이 근거를 가진 토론 수업을 하는데도 스마트 기기가 활용된다. '친구의 별명을 불러도 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 수업을 했어요. 자기 논리를 대변할 수 있게 근거를 가져와야 하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는 쓸 수 없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엑셀 웹앱 설문조사 기능을 이용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더라고요.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표로도 만들었어요. 스마트 기기가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의견과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된 경우죠

김 교사는 이 밖에도 사진꾸미기 앱을 이용해 안전한 학교생활에 대한 웹툰을 직접만들거나 미술시간에 그린 화성 그림에 나사(미항공우주국)에서 만든 증강현실 앱을 이용해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를 올려보기, 키넥트를 활용한 체육수업 등 체험과 스마트 기술이 결합된 교육활동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런 수업을 하는데 거창한 스마트 기술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할 것을 잘 디자인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긍정적변화를 이끌어 내는 거에요.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을 '러닝 디자인인 해주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자기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교실에 무선인터넷, 스마트 패드, 노트북 몇 대만 있으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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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기술은 학생들의 활동을 보조해 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그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방향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며 미래 사회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교육방법이 정해져 있고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교육환경이다. 하지만 그는 요즘엔 자발적으로 교실수업을 바꿔보려고 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이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더 많은 선생님들이 시도할 수게 되길 김 황 선생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