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가장 파괴력 큰 새 서비스는?

카톡 대화창을 검색으로 이용한다면…

일반입력 :2014/05/27 13:42    수정: 2014/05/27 16:55

남혜현 기자

카카오와 다음이 그리는 새로운 IT 서비스 판은 어떤 모습일까. 어제·오늘 IT 최고 뉴스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 출범이다.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가 전통의 PC 온라인 사업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흡수하면서 인터넷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26일 이석우 카카오 대표와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가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시너지의 구체적 형태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양사가 각자 가진 트래픽과 모바일 검색, 콘텐츠 공급력을 합치면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의 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의 관심은 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내놓을 차기 서비스다. 예컨대 모바일 검색의 장을 포털이 아닌 카카오톡으로 옮겨올 수 있다. 포털만 검색 창구로 활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디로 많이 드나드는지 그 골목을 살펴 적재적소에 필요한 서비스를 채워 넣는 센스와 빠른 실행력이다.

■카톡 대화창을 검색 창으로 쓴다

카카오의 가장 큰 위력은 누가 뭐라 해도 3천500만 국내 이용자를 업은 '카카오톡(이하 카톡)'이다. 세계로 따지면 이용자가 1억4천만명이다. 하루 1억개의 대화창이 열리고 65억개의 '톡'이 오간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최소 하루 2억명 넘는 사람들이 카톡을 통해서 일상과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카톡 친구목록 페이지와 카톡 대화방이다. 목록 상단, 또는 대화방 상단에 조그만 검색 박스가 들어간다면. 친구들끼리 관심사를 얘기하다 궁금한 것은 곧바로 상단의 박스에 검색할 수 있다. 검색 창에서 엔터를 치면, 곧바로 다음 모바일 웹페이가 연동되면서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대화하다 궁금한 것을 찾기 위해 다시 인터넷 창을 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음은 현재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는 물론, 구글에도 밀리며 고전 중이다. 카카오 대화 트래픽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결합은 모바일 검색과 광고 시장에서 다음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재각인 시킬 수 있다. 이미 인터넷 패러다임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온 상황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창구가 곧 포털의 입구가 될 수 있다.

최세훈 다음 대표도 전날 간담회에서 합병을 통해 모바일 검색 시장에 조금 더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비즈니스 플랫폼 연동 등을 여러 사람들이 아이디어 냈지만 단계적으로 차차 논의하며 어떤 것부터 빨리 할까 논의 중인 상황이라 말하며 두 플랫폼 연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카카오가 준비 중인 뉴스 서비스도 이같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현재 구체적인 뉴스 서비스 방식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뉴스 서비스에는 뉴스를 포함한 여러 정보 서비스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대화창 상단에 '오늘의 주요 뉴스' 또는 '오늘의 웹툰' '오늘의 톡' 같은 읽을 거리들을 배치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 경우 검색 서비스는 물론 뉴스, 웹툰, 각종 블로그와 콘텐츠 등 그간 네이버가 강점을 가지고 국내 1위를 수성해왔던 부문에서 다음이 그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앞서 후발 사업자였던 네이버컴이 한게임과 합병하며 수많은 게임 이용자들을 발판으로 국내 1위 포털 사업자가 됐던 역사가 다음카카오에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임, 송금 등 카카오+다음 시너지 찾을 곳 '무궁무진'

카카오 기업 가치를 키운 것은 8할이 게임이다. 이용자 기반만 닦고 수익을 내지 못했던 카카오를 2조원 기업 가치 회사로 키운 데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성공이 바탕이 됐다. 다음카카오 출범으로 업계는 새로운 게임 플랫폼의 탄생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앞서 카카오는 수수료 절감과 콘텐츠 파트너 확보를 위해 SK플래닛의 티스토어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려 했으나 양측이 제시한 가격과 경영권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때문에 PC온라인 게임에서 강점을 보이는 포털 다음과 모바일 게임의 최강자 카카오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게임 플랫폼 탄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게임 사업자들이 네이버와 다음의 채널링 서비스 비중을 비슷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카카오가 게임 사업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정책을 들고 나온다면 그간 네이버를 우선해왔던 정책이 상당부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도 모바일 상거래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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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현재 우리·KB국민·NH농협은행 등 15개 은행, 융결제원 등과 함께 카카오톡을 통해 소액을 주고받는 송금서비스 시범 사업을 논의 중이다. 우선은 10만원 한도의 소액을 카톡 대화방을 통해 송금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대 하루 30만원 충전, 50만원까지 사이버머니로 보관할 수 있게 할 가능성이 높은데 송금 서비스가 안정이 되고 나면 이를 전자상거래 부문으로 확장할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 게임하기, 아이템스토어, 선물하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사이버머니를 통한 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 다음 역시 쇼핑하우를 운영하며 모바일 상거래를 주요 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의 전자지갑이 상거래 사업과 결합할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