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벤처, 佛 자동번역 SW업체 인수

일반입력 :2014/05/27 10:24    수정: 2014/05/27 15:46

황치규 기자

국내 SW업체가 동종 분야 프랑스 업체를 인수해 주목된다.

국내 자동번역 솔루션 전문업체인 씨에스엘아이(대표 박기현, 이하 CSLi)는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프랑스 번역 솔루션 업체 시스트란을 55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CSLi는 회사명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로 변경했고 국내외 번역 솔루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자동 번역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 자리를 굳히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CSLi의 시스트란 인수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과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3개 투자회사와 1개 증권회사가 참여했다.

1992년 설립된 CSLi는 다국어 자동 번역 기술에 주력하며 삼성, NHN, NTT도코모, 다이소 등 국내외 기업 및 지자체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회사 SW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4에도 탑재돼 'S 트랜스레이터'(S Translator)란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CSLi는 2011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통역비서'도 선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89억원, 올해는 514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시스트란은 1968년 설립된 자동번역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각각 60개와 20개 언어를 지원하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많은 89개 언어에 대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국방부,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 기업 및 정부기관에 번역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우리돈으로 164억원, 올해는 41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합병으로 새로 출범하는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앞으로 국내외 신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국어 자유 소통 국가 실현을 위한 실시간 외국어 번역 스마트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에도 의욕을 보였다. 구글 등 글로벌 회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IT시장조사 업체 윈터그린리서치에 따르면 시스트란인터내셔녈이 주력할 기계번역 시장은 2012년 16억달러에서 2019년 69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합병으로 인해 2018년 매출이 2천3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인수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스틱인베스트먼트 곽동걸 대표는 스마트 기기 시장 성장, 기업들의 글로벌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자동번역 솔루션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시스트란이 보유한 경쟁력과 CSLi가 가진 비전이 결합된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은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자동번역 솔루션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트란인터내셔널 출범전 CSLi와 시스트란은 이미 협력 관계였다.

지난해 1월 ‘유럽 및 아시아권 언어 통합 공동 기술 개발 발표회’를 갖고 양사간 번역기술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아시아권 언어와 유럽권 언어에 경쟁력이 있는 CSLi와 시스트란 기술력을 결합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양 사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교류를 가져왔다.

시스트란 CEO이자 회장인 드미트리 사바타카키스는 시스트란은 전세계가 언어 장벽을 넘어 더욱 활발히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술력과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면서 CSLi는 이러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전문성과 열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온 양 사의 협력은 깊은 상호 신뢰를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더욱 큰 비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동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경영총괄 부사장은 웨어러블 컴퓨팅과 휴먼 컴퓨팅에 가장 핵심적인 휴먼 인터페이싱을 처리 할 수 있는 개인화된 플랫폼을 개발하여 실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면서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오픈 API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업과 소비자 (B2C) 연결하는 서비스를 넘어 소비자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C2C)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기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대표는 시스트란은 구글 등 다국적 공룡기업들에 대한 소프트웨어 종속을 막을 수 있는 전세계 자동번역 솔루션 시장의 최강자라며 다양한 산업들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여러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신규 서비스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