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설, 왜?

일반입력 :2014/05/25 18:05    수정: 2014/05/25 18:05

남혜현 기자

가능성만 회자되던 다음과 카카오 합병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모바일 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어내야한다는 공통 이익이 양사로 하여금 인수합병 카드를 검토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 매체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각자 주식을 상호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투자은행(IB)업계 소식통을 빌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주식 상호 교환 방식의 양사 합병을 논의했다. 다만 양사는 공식적으로 보도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수 합병 논의는 물론, 이사회가 열렸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고 다음 측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아직 공식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국내 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리고,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다음과 카카오의 현 상황이 인수합병설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두 기업이 이 같은 논의를 주고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은 국내 2위 포털 업체이지만 검색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모바일에서도 네이버와 격차를 보이는 것은 물론, 구글에 2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카카오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현재 1억3천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주력은 3천500만 이용자가 쓰는 한국 시장이다.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할 경우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단숨에 장악할 수 있다. 다음은 현재 마이피플이라는 카카오톡 대항마를 운영중이나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다음은 카카오가 가진 동남아시아 등지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카카오게임하기'와 '카카오 스타일', 그리고 곧 발표 예정인 '뱅크월렛' 등 게임, 전자상거래, 금융 등 모바일에 접목할 수 있는 모든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다음이 최근 대작 PC 온라인 게임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대변되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다음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에서도 주요 IT 기업들이 모바일 메신저 업체를 인수, 합병하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인간 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이 사용 인구 부문과 플랫폼 발전이라는 방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예컨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우리 돈으로 20조원이 넘는 현금과 주식을 들여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사들였다.

국내용이라 불렸던 네이버를 키운 것도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이다. 라인은 네이버가 일본에서 100% 자본을 들여 만들었으며 현재 4억2천만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라인의 성공으로 네이버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7위인 25조5천790억원 규모 회사로 성장했다.

카카오도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서는 명실상부한 1등 모바일 메신저이나 해외 시장 성과가 미미해 전체적인 가입자 수 증가 속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등지에 진출했으나 네이버 라인, 중국 위챗 등과 경쟁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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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지 못할 경우 카카오 성장에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수익 모델, 또는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한 인수합병을 타진해왔다. 카카오는 앞서 SK플래닛과도 티스토어 인수를 놓고 주식 교환 방식으로 협상을 벌여왔으나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렬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이 성공한 모바일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서 가장 파괴력 있는 카카오를 탐낼 수 있다며 카카오 경영진도 현재 상태로 글로벌 진출 성공이 어렵다고 생각했을 때 이같은 매각 카드를 꺼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