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 누가 맹주인가?

IBM vs 오라클 vs 어도비…3파전 양상

일반입력 :2014/05/12 10:46    수정: 2014/06/30 06:52

황치규 기자

디지털 마케팅이 IT업계의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디지털 마케팅 관련 프로세스를 다양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마케팅 클라우드를 놓고 거물급 업체들간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지금 업계 판세는 관록의 IT업체로 통하는 IBM과 오라클, 디자이너와 출판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을 호령하는 어도비시스템즈간 3파전 양상이다.

일단 2009년 옴니츄어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도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공격적인 M&A를 시도하고 있는 어도비가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들었다놨다하는 오라클, IBM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만큼, 향후 판세는 예측불허다.

어도비는 빅데이터 분석에서부터 온오프라인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가장 포괄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걸고 올해 국내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최근 ‘마스터 마케팅 프로필(Master Marketing Profile)’과 ‘자산 공유(Shared Assets)’서비스를 발표했다. ‘마스터 마케팅 프로필’은 마케터들이 CRM, ERP, 거래 및 지불 플랫폼 등 다양한 서드파티 시스템으로부터 수집된 행동 패턴 데이터를 한 눈에 파악해, 개별 고객에게 일관되고 유의미한 개인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산 공유'는 모든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솔루션에서 중앙 저장소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동기화하고 저장, 검색 및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관련글: 숫자외면하는 마케터의 미래는 없다, 디지털 마케팅 핵심 3P를 아시나요?]

공격적인 파트너십도 주목된다. 어도비는 최근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와 디지털 마케팅 확산을 위해 손을 잡았고 국내서도 협력 네트워크 확대에 공격적이다.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인 이지앙스, 사피엔트니트로 등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어도비는 아지앙스와의 파트너십은 디지털 에이전시에 있어 총체적인 솔루션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면서 아지앙스코리아는반응형 웹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채널 전반에 걸친 컨설팅 과 솔루션 제공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IBM의 행보도 주목된다. IBM 본사는 최근 개인 맞춤 마케팅 솔루션 업체인 실버팝 인수를 발표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몸집 키우기에 적극적이다.

IBM은 지난 몇 년 간 고객 경험 관리 및 분석 업체 '티리프', 캠페인 최적화 솔루션 '유니카', 온라인 행동분석 솔루션 '코어메트릭스', 모바일 앱 푸시 마케팅 솔루션 '엑스티파이'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통합 마케팅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관련글: IBM, 디지털 마케팅 시장 본격 참여, IBM 개인화 마케팅 SW업체 실버팜 인수]

한국IBM도 공격모드로 전환했다. 소셜, 웹, 앱 등 고객 유입 경로가 다양해져 과학적인 고객 행동분석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한국IBM 관계자는 코어메트릭스를 통해 웹에서 고객 행동을 분석하고 유니카로 어떤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낼지 최적화 한 다음 엑스티파이나 몇 가지 솔루션을 통해 문자, 메일, 푸시 등을 실시 할 수 있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IBM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버팝은 2분기 안에 인수가 완료되면 국내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IBM 디지털 마케팅이 전통적으로 엔터프라이즈를 대상으로 했다면 실버팝 인수로 B2B 업체와 스타트업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도 M&A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 판 키우기에 한창이다. 최근 타겟 마케팅 플랫폼 '블루카이',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레스폰시스', B2B 마케팅 자동화 부문 '엘로콰' 등을 연이어 인수했다. 그동안 인수한 회사 서비스들을 통합한 오라클 마케팅 클라우드 플랫폼도 최근 발표했다.

오라클 마케팅 클라우드는 고객들이 웹, 소셜, 모바일, 이메일로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라클이 제공하는 기존 소셜 클라우드와도 통합되며, 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툴도 포함하고 있다.

오라클은 마케팅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해 단순함, 엔터프라이즈 차원에서의 사용성, 고객 중심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관련글: 오라클판 마케팅 클라우드 진화한다 오라클 블루스카이 인수, 판커지는 마케팅 클라우드]

한국오라클은 올해 디지털 마케팅이 주력 비즈니스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오라클 변종환 애플리케이션 사업 담당 부사장은 지난해말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은 '마켓 드리븐 컴퍼니'다. 여기에서 핵심이 고객경험(CX)이 될 것이고 그 중 가장 뜨겁게 달아 오를 분야가 소셜관계관리(SRM)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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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오는 20일 지디넷코리아가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고객, 콘텐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을 주제로 개최하는 마케팅 스퀘어 컨퍼런스2014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페이스북, 카카오는 물론, 어도비, IBM, 오라클 등 마케팅 클라우드 '빅3'도 모두 참석해 비전을 발표하는 만큼,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서비스 및 솔루션 업체들의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