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단말 출고가 인하 효과 얼마나 봤을까

"기대 이상"…출시 20개월 이상 단말도 효과

일반입력 :2014/05/09 17:57    수정: 2014/05/09 17:57

45일간 영업정지를 당했던 KT가 지난달 27일부터 단독 영업을 시작하면서 단말기 출고가 인하 전략을 내세워 예상을 뛰어넘는 가입자 유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재고 단말 위주로 공세를 펼쳐 물량 부족에 따른 한계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출시 20개월이 지난 스마트폰까지 가세하면서 이통3사 동시 영업 전까지 약 열흘간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영업 재개 이후 하루 평균 1만5천건을 상회하는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앞서 단독 영업을 진행했던 경쟁사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KT 신규 가입자 가운데 유통업계와 정부가 파악한 출고가 인하 단말기 가입자 비중은 38.5% 내외다.

출고가 인하 최대 흥행 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S4미니와 LG전자 옵티머스GK 등 2종이다. 유통업계는 이 스마트폰 2종이 하루 평균 6천대 이상 개통된 것으로 보고 있다.갤럭시S4미니와 옵티머스GK는 모두 KT 단독 출시 모델로 KT와 제조사가 영업 재개를 앞두고 출고가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영업정지가 끝나자마자 출고가를 25만9천600원으로 내렸다.

유통 현장 관계자는 “KT가 가진 두 모델 재고가 합쳐서 최대 8만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평균적으로 7만원 가량의 보조금에 요금 할인을 더해 전체 영업정지 기간 중에 가장 판매 호조를 띄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제품의 추가 생산과 조달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출고가 인하를 통한 영업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최근 출시된 3G 스마트폰 LG전자 L70이 가세해 기세를 올리고 있다.

L70 출고가는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와 같은 25만9천600원. 좀처럼 보기 드문 3G 단말기란 이유로 통신요금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아울러, 이 단말기 역시 보조금 지급이 최근 들어 강화되면서 KT가 주력 판매용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신작 모델이기 때문에 추가 조달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부분이 강점이다.

출시 1년이 지난 아이폰5 출고가도 48만4천원(16GB 기준)으로 인하돼, KT가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는데 한몫하고 있다. 아이폰5는 현재 애플이 단종시킨 단말기로 상당 수준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LG유플러스 단독 영업기간 동안 출고가 인하 협상이 결렬됐던 팬택 베가시크릿업 역시 지난 4일 KT 영업 기간에 출고가를 낮춘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출고가 인하 전략과 함께 출시 20개월이 지난 단말기도 KT의 영업에 한 몫하고 있다.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베가R3 등 각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이었던 제품들이 이달 초 출시 20개월을 넘기면서 보조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KT의 영업전략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KT가 하루 평균 유치한 신규 가입자 가운데 출시 20개월이 지난 단말기 구매자는 4%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은 갤럭시노트2.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브랜드나 단말 인지도도 높은 편이고,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어버이날 선물 수요가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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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단말 가격 할인 공세를 두고 통신업계서는 ARPU(가입자당 월 평균 수익)를 다소 포기하더라도 가입자 확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RPU가 높은 가입자부터 3G 가입자까지 가리지 않고 확보하는 전략으로 그동안 꾸준히 잃어온 가입자를 회복하는 기회가 됐다”며 “3사 모두 영업을 재개했을 때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강수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