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운영 철학, '속도'에서 '효율·신뢰'로

일반입력 :2014/05/01 09:43    수정: 2014/05/01 09:44

남혜현 기자

빠르게 실행하라, 안정적인 구조 속에서(Move fast with stable infrastructure)

페이스북을 이끌어가는 핵심 철학이 바뀌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각)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 'F8 컨퍼런스'에서 자사 핵심 철학이 이같이 바뀌었다고 공표했다.

이날 미국 씨넷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거 CEO는 안정적인 구조 속에서 빠르게 실행하라는 말은, 기존 철학이었던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실행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보다 덜 매력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움직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생각하기보다 빨리 실행하라'는 지난 10년 페이스북을 지금의 소셜네트워크 제왕을 키워온 핵심 철학이다. 대학 기숙사에서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이 12억8천만명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SNS로 성장하는데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빨리 움직이는 기동력이 핵심이 됐다.

저커버거의 이날 선언은 페이스북의 위상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저커버그는 개발자로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몇가지 버그를 견뎌내왔다며 그러나 지금 회사는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고 버그를 수정하는데 시간을 쓰는 것이 개발을 빨리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점점 기업으로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소프트웨어 리서치업체 IDC 에이아이 할리와 프로그램 디렉터는 나는 이 순간이, 10주년이 된 이 회사가 개발자 생태계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더 뚜렷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의 말처럼 페이스북은 현재 12억8천만명이 쓰는 SNS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개발자들이 의존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의 성장과 효율성에 의존할수록 페이스북도 더 탄탄히 성장할 수 있다. 저커버그의 새 선언은 개발자들에 우리가 책임질테니 믿고 따라와라는 손짓에 다름 아니다.

저커버그는 당신이 무엇을 빌드하던 간에, 10번을 수정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앞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모든 모바일 플랫폼에 걸쳐,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빌드하기 위한 중대한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것은 진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페이스북은 이미 거대한 SNS이며,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효율'과 '신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단계이며, 개발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갖춰야할 사항이다.

특히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처럼 서로 다른 운영체제의 간극을 이어주는 역할이 지금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이날 개발자들에 핵심 APIs에 대해 2년 보증을 선언했다. 페이스북에 다른 앱을 업데이트하거나 플러그인 할 때 앱이 깨지는 위험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모든 중대하거나 사소한 버그를 48시간안에 고치겠다는 약속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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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이와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페이스북으로 크로스 플랫폼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말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용자 우려를 반영, 익명 로그인 기능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