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페북‧트위터 게시물도 '위축'

일반입력 :2014/04/29 14:15

남혜현 기자

세월호 참사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용자들도 발언을 자중하는 모습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난 16일부터 열흘간 트윗량과 뉴스피드 게시물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9일 지디넷코리아가 검색솔루션 업체 코난테크놀로지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참사가 벌어진 16일 오전부터 지난 주말인 27일까지 국내 이용자들의 페이스북 타임라인 게시물과 트위터 트윗량은 총 6천87만8천510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08만건의 게시물이 페이북과, 트위터에 올라온 셈인데, 이는 사건 전인 4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평균 일일 게시물 수인 586만건 대비 13.3%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세월호'와 관련한 페이스북, 트위터 게시물 수는 29만3천306건으로 집계됐다. 코난테크놀로지가 세월호 키워드에 대한 SNS 이용자 감정을 분석해본 결과 애도, 슬픔, 분노 등 부정적 감정을 표출한 게시물 건수는 총 15만8천436건으로 중립, 긍정 등의 반응 대비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세월호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정부'로 총 2만6천40건이 조사됐다. 2위는 '세월호 참사(1만7천834건), 3위는 진도(1만3천187건)였으며 박근혜(1만3천60건)와 기적(1만2천244건)이 근소한 차로 그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누리꾼들은 SNS를 통한 의견 공유를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NS 특성상 이용자들이 그간 육아, 맛집, 여행 정보 등 일상생활과 관련한 게시물들을 자주 올려왔는데, 참사 이후 이같은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사회 분위기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가 무의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서도 있는 것으로 본다. 여러 사회 지표가 침체된 가운데 사람들의 의욕이나 활동성이 떨어지는 등 역동성이 저하된 상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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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SNS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전체적인 게시물 저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SNS를 통해 잘못된 소식이 전파되거나 종북 논란, 지역비하 관련 게시물에 대한 불쾌감, 정부의 유언비어에 대한 엄벌 발표로 인한 위축 심리, 뚜렷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무력감 등이 복합적으로 SNS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은 트위터, 페이스북의 게시물 수가 줄어든 데는 추도 분위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SNS를 자제하는 경우, 또는 자신이 자제하는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포스팅을 안하고 있는 경우, SNS에 대한 회의감이 임계치를 넘어 이를 중단하고 있는 경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