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명 뺏긴 KT, ‘이 악문’ 반격 시작

출고가 인하·스펀지 플랜 승부수…30% 회복할까

일반입력 :2014/04/28 12:00    수정: 2014/04/29 10:30

정윤희 기자

KT가 지난 27일부터 단독영업에 돌입했다. 지난 45일간의 영업정지 끝에 찾아온 기회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에 빼앗긴 가입자를 얼마나 만회할지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영업정지 기간 동안 경쟁사에 총 14만8천710명을 빼앗긴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에 8만435명, LG유플러스 영업정지 기간 동안 6만8천275명이 이탈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십여 년 만에 시장점유율 3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KT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 KT가 단독영업 기간 중 가입자 만회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KT는 단독영업을 맞아 ▲전용 단말기 출고가 인하 ▲신규 가입자 기기변경시 약정 축소 ‘스펀지’ 플랜을 비롯한 신규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승부수로 던진 상태다.

여기에 5월이 전통적인 이동통신시장 성수기인데다 국내서 조기 출시된 갤럭시S5,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단, 1개 사업자 단독영업인만큼 눈에 띄는 보조금을 살포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단독영업과 함께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S4 미니의 가격을 50% 인하했다. 갤럭시S4 미니 가격이 25만9천600원으로 내려감에 따라 이용자는 정부 가이드라인 27만원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공짜로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됐다.

또 LG전자와 옵티머스GK 모델의 출고가도 25만9천600원으로 인하한다. 앞서 LG유플러스의 일방적인 출고가 인하로 논란이 됐던 팬택 베가 시크릿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인하를 위해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업정지 조치 이후 큰 폭의 보조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출고가 인하 조치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갤럭시S4 미니의 경우 플래그십 단말기는 아니지만 판매 순위 상위권에 드는 등 고객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갤럭시S4 미니는 지난해 8월에 출시 이후 고객 반응이 좋은 단말기”라며 “(출고가 인하로) 저렴한 단말기를 원하는 청소년층, 중장년층 등에서 더욱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심찬 카드는 ‘스펀지’ 플랜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영업재개 기간부터 신규가입자를 대상으로 누적 기본료 70만원 이상, 12개월 이상 사용시 약정기간을 최대 12개월 단축, 잔여할부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입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누적 기본료가 70만원 이상(부가세 제외)이고 기존 휴대폰을 반납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잔여 할부금 면제돼 최신폰으로 교체 가능하다.

예컨대 ‘완전무한 77’ 요금제를 쓸 경우, 약정할인이 적용된 기본료 5만9천원을 12개월동안 납부하면 70만8천원이 누적돼 잔여 할부금을 면제 받는다. 가장 일반적인 67 요금제를 쓸 경우에는 약정할인이 적용된 기본료 5만1천원을 납부, 14개월 만에 ‘스펀지’ 플랜 적용대상이 된다.

오는 6월까지는 올레 멤버십 슈퍼스타 회원(VIP)을 대상으로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위 7개 제휴사 CGV, 스타벅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미스터피자, GS25, 뚜레쥬르, 롯데월드에서 멤버십 포인트 차감 없이 할인해주는 ‘전무후무’ 멤버십을 제공한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KT의 30% 점유율 회복과 동시에 SK텔레콤의 50% 지키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단독영업의 영향으로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50.42%(알뜰폰 포함)를 기록했으나, LG유플러스 영업정지 기간 동안 11만8천706명을 빼앗기며 점유율이 다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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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KT 단독영업 기간 동안에도 큰 폭의 가입자 이탈이 이어질 경우 50%선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50% 절대사수’를 외치고 있지만, 영업정지로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LG유플러스 단독영업 기간만큼 가입자가 이탈한다면 KT 단독영업 기간 중에 SK텔레콤 50% 점유율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며 “KT가 출고가 인하, 신규 마케팅 플랜 등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 분명한 만큼 SK텔레콤 내부적으로도 계산이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