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만든 제품 못 파는 팬택…큰 한숨

'베가 아이언2' 출시 시기 두 차례 연기

일반입력 :2014/04/22 14:16    수정: 2014/04/22 14:16

김태정 기자

팬택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영난으로 2차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엔 다 만들어 놓은 제품을 여러 사정으로 제 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제품 공백기가 길어지며 매출도 활기를 잃은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팬택은 오는 24일로 예정했던 스마트폰 신제품 ‘베가 아이언2’ 공개 행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22일 밝혔다. 세월호 사고로 온 나라가 비통에 잠겨있는 가운데 행사를 강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언제 다시 제품을 공개하고 팔기 시작할 지 구체적으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다음달 중순에 공개해 대기 시간 없이 바로 판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팬택이 '베가 아이언2' 공개와 출시를 늦춘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팬택은 당초 이 제품을 지난 3월말에 출시할 계획이었다.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가 끝나면 판매 총력전에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를 세웠지만 이동통신사 영업정지에 막혀 보류했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안타깝지만 제품 공개를 연기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된다”며 “지금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팬택은 지난해 10월 ‘베가 시크릿노트’를 선보였고 12월에 ‘베가 시크릿업’을 내놓았기 때문에 다음달에 아이언2가 나오면 약 5개월만에 신제품을 선보이는 셈이 된다.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경쟁사에 비하면 신제품 공백기가 긴 것이다. 팬택은 특히 내수 비중이 95%나 돼 삼성 등과 달리 국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팬택이 흑자로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월 20만대를 팔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수치는 국내 시장점유율 15% 정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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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신제품 없이 ‘베가 시크릿노트’와 ‘베가 시크릿업’으로 이 수치를 어떻게든 채워야 하는데 삼성전자 신제품인 ‘갤럭시S5’와 승부하기가 쉽지 않다.

팬택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 직원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