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 아들 살해…경찰 “게임 때문만 아냐”

“아내와의 별거, 생활고 등 복합적인 이유”

일반입력 :2014/04/16 10:44    수정: 2014/04/16 10:48

“게임중독과 살해동기를 직접 연관 짓기는 어렵다. 본인도 게임중독은 아니라고 진술했고, 생활고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얽힌 살인으로 보는 것이 맞다. 순간적으로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다.”

게임에 중독된 20대 아버지가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가운데, 경찰이 범행 동기를 두고 “게임중독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16일 대구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모㉒씨는 경북 구미 한 주택가에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최초 경찰 조사에서 아기를 굶겨 죽인 것으로 진술했던 정 씨는 부검 결과를 근거로 경찰로부터 추궁 당하자 자신이 아기를 때린 후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아기 위에서 소량의 음식물이 발견되자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PC방을 가기 위해 아기를 재우려 했지만 아기가 잠을 자지 않자 화가나 명치를 손으로 3번 정도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중간 수사 발표가 나자 언론들은 정씨를 게임중독자로 몰아가며, 살인의 직접적인 원인을 게임으로 단정 지어 보도했다. 게임중독으로 비윤리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동부경찰서 입장은 언론에 보도된 해석과 다르다. 여러 가지 원인 중 게임이 하나일 뿐 복합적인 이유로, 또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대구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정 씨가 PC방에 자주 갔지만 게임 하나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연관 짓기는 어렵다”며 “아내와의 별거, 무직에 따른 생활고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범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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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조사 과정에서 정 씨와 대화를 했을 때 정신적인 문제는 없었고 정상이었다”면서 “CCTV에서 태연스럽게 행동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주민들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정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영장실질심사는 오늘 오후 3시께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