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넉넉한 보조배터리 “애플 호환성이 문제?”

스카이디지탈 SKY9713 리뷰

일반입력 :2014/04/15 14:36

권봉석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외부 미팅이나 약속이 예상외로 길어지면 누구나 한 번쯤 스마트폰 배터리를 확인하기 마련이다. 절반 이상 남아 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배터리 아이콘이 빨갛게 변했거나 남은 배터리 비율이 한 자리 수로 줄어들면 저도 모르게 초조해진다. 전화 한 통에 계약이 왔다 갔다 하거나, 모바일 메신저 답장이 늦어 상대방의 의심을 사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한 번쯤 이런 곤욕을 치른 사람이라며 누구나 하나쯤 보조배터리를 챙겨 다니기 마련이다. 몇 년 전만 해도 2,000mAh급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을 한 번 완전 충전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LTE 시대에 접어들고 배터리 용량이 3,000mAh 가까이 늘어나면서 이런 보조배터리로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적어도 5,000mAh 이상은 되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특히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함께 쓰거나, 해외 여행을 다닌다면 부피와 무게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장 용량이 높은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스카이디지탈이 지난 3월 말 출시한 SKY9713(이하 SKY9713)은 13,000mAh 셀을 썼다. 고르게 전류를 흘려주고 안전성이 높은 삼성SDI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썼고 삼성 스마트기기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단자도 달았다.

늘어난 용량만큼 몸집도 불어

SKY9713은 내부에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담은 만큼 아무래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무게는 293g으로 헤드셋이나 단렌즈와 비슷하다. 크기는 가로 14.1cm, 세로 6.25cm로 서류가방이나 배낭 공간 사이에 집어넣기 크게 불편하지 않다. 본체 재질은 플라스틱이며 표면이 약간 거칠어 손으로 잡았을 때 미끄러지는 것을 줄였다. USB 케이블과 제품을 한꺼번에 휴대할 수 있는 케이스도 함께 준다.

전원 버튼은 USB 단자 옆에 있다. 한 번 누르면 자동으로 켜지고 5초 이상 누르면 전원이 꺼진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전원 버튼이 튀어나와 있어 눌리기 쉬운데 오작동을 막기 위해 전원 버튼을 누르는 버튼 대신 밀어서 끄고 켜는 스위치 식으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USB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단자는 두 개다. 두 USB 단자 중 어느 단자에 연결해도 최대 2A(2000mA)로 충전이 가능하며 두 단자를 이용해 동시에 충전할 경우 두 단자를 합쳐 2A로 충전된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삼성 갤럭시S5·갤럭시노트3 등 삼성 제품이면 삼성고속충전단자에 연결해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충전은 제품 위에 있는 마이크로USB 단자로 하며 충전기는 따로 사거나 구해야 한다.

실제 용량은 최대 9,620mAh

보조배터리를 구입할 때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용량’이다. 용량이 4,800mAh인 보조배터리는 배터리 용량이 2,400mAh인 스마트폰을 두 번 완전충전할 수 있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보조배터리를 구성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셀은 대부분 3.7V로 구성되며, 실제 충전 과정에서는 3.7V의 전류를 5V로 바꿔주는 승압회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용량은 그대로 두고 전압만 5V로 올리기 때문에 SKY9713이 실제로 출력할 수 있는 용량은 13,000mAh에서 9,620mAh로 줄어든다(3.7×13000÷5=9620). 여기에 승압회로도 전력을 소모하고 이 과정에서 열도 발생한다. 결국 실제로 쓸 수 있는 용량은 최대 9,620mAh이며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좋다. 물론 이것은 SKY9713 뿐만 아니라 다른 보조배터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내용이다.

USB 어댑터에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된다. 최대 2A까지 출력 가능한 벨킨 유니버설 충전기에 연결한 다음 전류·전압을 측정하는 USB 간이 계측장치 ‘RT-USBVA1′으로 확인했다. 측정 결과 충전기에서 5.02V, 1.48A를 끌어가 충전했다. 제조사가 밝힌 충전 시간은 5V 2A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 약 9시간 40분이며 5V 1A 충전기나 PC USB 단자(500mA)로 충전할 경우 충전 시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안드로이드 호환성 ‘이상 없음’

충전시 전압과 전류량을 애플 아이폰5s·아이패드 에어, 구글 넥서스7(2012)·넥서스5를 이용해 확인했다. SKY9713과 충전 케이블 사이에 전압·전류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USB 간이 계측장치 ‘RT-USBVA1′를 꽂은 다음 출력이 안정되는 것을 기다렸다 5분 후 최대값을 기록했다. 애플 기기 충전에는 애플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8핀)을, 안드로이드 기기 충전에는 벨킨 유니버설 충전기에 딸려온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썼다.

배터리가 40% 가량 차 있는 넥서스7(2012)를 이용해 확인한 결과 일반 충전 단자에서는 5.10V, 1.14A를 끌어갔다. 삼성고속충전단자에 연결해도 마찬가지로 5.10V, 1.14A를 끌어간다. 특이한 것은 처음에는 800mA로 충전하지만 1~2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1A 이상으로 출력 전류가 높아진다. 배터리가 63% 차 있는 넥서스5를 일반 충전 단자에 연결하면 5.11V, 970mA를 끌어갔다. 삼성고속충전단자에 연결했을 때는 5.11V, 960mA를 끌어간다. 적어도 안드로이드 기기 충전에는 문제가 없다.

아이폰·아이패드 충전 “생각보다 느리네”

배터리 잔량이 76%인 아이폰5s와 애플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면 일반 충전 단자에서는 5.10V, 490mA를 가져간다. 일부 저가형 USB 충전기나 PC USB 단자에 꽂아 충전할 때와 큰 차이가 없고 아이폰 정품 충전기(5V 1A)와 비교해도 출력이 크게 떨어진다. 충전은 가능하지만 충전 속도는 느려진다. 삼성고속충전단자에 연결하면 그제서야 최대치인 5.11V, 1.01A로 충전이 시작된다.

배터리가 32% 채워진 아이패드 에어도 꽂아 봤다. 일반 충전 단자에 연결하면 5.13V, 480mA로 출력된다. 5분 가량 기다려도 출력 전류량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 USB 계측장치가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해 라이트닝 케이블과 SKY9713을 직접 연결하고 다른 라이트닝 케이블을 꽂아봤지만 여전히 ‘충전 상태 아님’이라는 메세지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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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고속충전단자에 연결하면 5.10V, 1.01A로 충전되지만 자연히 충전 시간은 늘어난다. 아이패드 에어가 전류량을 조절하는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벨킨 부스트 충전기에 연결하니 5.11V, 2.3A로 충전을 시작했다. 다른 제품을 이용해 다시 확인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애플 기기를 1A 이상으로 충전하려면 어댑터에서 전류 뿐만 아니라 적절한 전기 신호까지 보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제품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같이 딸려온 충전용 마이크로USB 케이블의 품질이 낮다는 것도 아쉽다.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이나 어댑터에 포함된 케이블에 비해 출력 전류량이 300~400mA 이상 떨어진다. 가격은 5만2천원 선이며 비슷한 용량의 셀을 탑재한 다른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