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인지컴퓨팅에도 메인프레임 클라우드 투입

일반입력 :2014/04/14 16:01    수정: 2014/06/18 10:15

IBM이 3년전 유닉스 시스템에 담았던 인지컴퓨팅 기술을 이제 메인프레임 환경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 창립 100주년에 공개한 '왓슨'을 올해 50살인 메인프레임에 구현해 활용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IBM 마스터 발명가이자 왓슨연구소 수석엔지니어인 도나 딜렌버거는 지난주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 하이츠 소재 왓슨연구소 회의실에서 메인프레임 기반의 인지컴퓨팅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딜렌버거는 IBM은 왜 인지컴퓨팅 기술을 유닉스 기반으로 만들었느냐는 물음에 (IBM은) 메인프레임 기반 인지컴퓨팅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당초 (인지컴퓨팅의 원형인) 왓슨을 파워시스템 기반으로 만든 이유는 (지금과) 구현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IBM이 3년전 유명 퀴즈쇼 '제퍼디'를 통해 첫선을 보인 왓슨은 사람의 언어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각종 백과사전적 지식을 통해 짤막한 답을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었다. 일종의 고성능컴퓨팅(HPC) 기술에 해당했다.

이런 왓슨을 운영하는데는 간편한 확장성과 분석 기능을 갖춘 하드웨어면 충분했다. 메인프레임처럼 수시로 대규모 데이터 입출력을 수행하기 위한 저장공간과 실시간 처리 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았단 얘기다.

그런데 이제 IBM은 메인프레임 기반으로 돌아가는 클라우드가 강력한 인지컴퓨팅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비전을 제시한다. 해당 기술을 파워시스템의 왓슨과 구별되도록 '코그니티브 온 z(Cognitive on z)'라고 이름 붙였다.

왓슨연구소의 수장인 존 E. 켈리 IBM 수석부사장 겸 리서치 디렉터는 지난 8일 메인프레임 5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제3시대' 컴퓨팅 기술로 부상한 인지컴퓨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인지컴퓨팅과 메인프레임의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IBM의 코그니티브온z는 그 실체로 해석된다.

딜렌버거는 왓슨은 자연어 분석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작은 시스템에서 인지컴퓨팅의 기초적인 기술만을 담고 시작했다며 코그니티브온z는 그 핵심 요소를 공유하는 (더 거대한) 기술로 단순 지식이 아니라 산업에 특화된 데이터를 끌어와 빠른 처리를 필요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구별했다.

코그니티브온z는 IBM이 현업에 공급할 목적으로 만드는 상용 인지컴퓨팅 기술을 가리킨다. 비자카드나 씨티은행같은 금융권 메인프레임 사용 기업은 이와 관련한 기술 일부를 활용 중이다. 지난달 IBM과 공동연구를 시작한 미국 뉴욕게놈센터의 유전자지도 기반 암환자 투약 효과 분석 및 처방 지원 시스템도 주목할만한 활용 사례라고 한다.

특히 뉴욕게놈센터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경우 인지컴퓨팅 연산에 필요한 인프라를 IBM 클라우드 기술로 지원받고 있다. IBM은 이처럼 왓슨을 비롯한 인지컴퓨팅 기술과 클라우드의 공통분모로 메인프레임을 설정하고 긴밀한 연계를 추구하려는 모습이다.

앞서 IBM은 메인프레임 5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해 '시스템즈오브레코드(SoR)'와 '시스템즈오브인게이지먼트(SoE)'라는 역할을 강조했다. 전자는 대규모의 범용 트랜잭션 처리와 저장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데이터가 모이는 저장소 역할을, 후자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고 그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응용하는 역할을 나타냈다.

회사는 메인프레임의 미래 50년에 대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그 역할에 사용자에게 단순 데이터 처리나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넘어서 사업적인 통찰력을 강화해줄 '시스템즈오브인사이트(SoI)' 개념을 더했다. 기존 2가지 역할과 새로운 1가지 역할 모두 메인프레임이 고성능, 고효율로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딜렌버거는 메인프레임은 SoR, SoE, SoI, 3개 유형의 인프라 솔루션으로 모두 알맞다며 x86 클라우드는 소규모 환경에서 비용 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대규모 프로젝트에선 각 역할을 맡는 인프라 요소가 분리되고 느린 프로세서와 데이터 복제로 속도가 떨어지고 비용 효율도 나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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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메인프레임 기반 클라우드로 구축한 SoI 성과로 미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IT시스템 지출 60억달러 절감 및 대민업무 기간 48일 단축, 가나 정부와 공동 추진한 HIV모자간 감염 예방 및 에이즈 발병 추적을 통한 구호자원 최적화 등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1월 IBM은 왓슨으로 대표되는 인지컴퓨팅 전담 사업부를 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해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스타트업을 지원, 육성하고 서비스, 리서치, 영업 인력을 대거 채용하며 헬스케어를 넘어 약학, 출판, 교육 연구에 초점을 맞춘 클라우드서비스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