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ML5가 자동차 SW 비용 80% 줄인다"

일반입력 :2014/04/14 15:36    수정: 2014/04/14 15:41

손경호 기자

HTML5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자동차용 소프트웨어(SW) 개발 비용을 5분의1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다소 도발적인 발언의 주인공은 국내 웹플랫폼 업체인 오비고 문종민 이사다.

오비고는 BMW, GM, 인텔, 푸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오픈소스 기반 자동차용 SW 표준화 그룹인 제니비(GENIVI) 얼라이언스 회원사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웹브라우저 표준규격을 개발하는데 참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제니비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에서 자동차 및 웹 플랫폼 비즈니스 그룹에서 자동차용 웹API 중 FM라디오, 내비게이션 관련 표준화 규격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문 이사가 최근 HTML5 관련 컨퍼런스에서 HTML5를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구축하면 자동차용 SW 개발비를 5분의1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자동차에 너무 많은 운영체제(OS), 플랫폼, 하드웨어가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HTML5로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합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반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는 앞으로 2억개~3억개 LOC(Lines Of Code)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LOC는 프로그램의 용량 혹은 개발비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프로그램 내 포함된 소스코드가 몇 줄인지를 나타낸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많은 개발비가 들고, 프로그램 용량이 크다.

그는 스마트폰이 1억 LOC, 항공기가 7천만 LOC, 스텔스 전투기가 몇 천만 LOC를 가진 SW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는 가장 복잡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많은 SW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사 고유의 특징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오히려 너무 많은 SW가 활용되다 보니 개발비는 물론, 업그레이드를 위한 유지비용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문 이사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하는 주요 부품공급사(Tier1 supplier)가 지원하는 OS만 하더라도 3개에서 많게 7개의 OS를 지원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리눅스, 마이크로소프트 임베디드 등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OS외에도 QNX, 우분투, 타이젠, μITRON, T-엔진 등이 활용되고 있다. 여러 OS를 활용하는 SW나 플랫폼 종류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는 웹표준 기술인 HTML5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해 리눅스 재단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FM라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하기 위해서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자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상호 연동시키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전용 OS에서만 구동하는 네티이브앱(native app)이 약 5천 LOC를 가졌다고 하면 안드로이드, iOS, 윈도만 해도 각각 5천 LOC를 만들기 위한 개발비용이 들어간다. 문제는 자동차에 쓰이는 인포테인먼트 제품 역시 안드로이드, 리눅스, QNX와 같은 여러 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스마트폰, 인포테인먼트용 OS가 각각 3개씩 총 6개라고 가정하면 양쪽 OS 기반 애플리케이션별로 최적화를 위해 9만 LOC가 필요하게 된다.

문 이사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쪽에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리눅스, QNX 등 OS를 HTML5 기반으로 표준화 시키면 약 5분의1까지 LOC를 줄여 이에 비례하는 비용절감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OS를 표준화하는 것은 보안관련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기존 안드로이드 OS가 공개되면서 스미싱이나 악성 애플리케이션(앱)들이 활개를 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지난주에 공개돼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네트워크 장비 업계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오픈SSL 취약점인 '하트블리드(HEARTBLEED)' 역시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돼 널리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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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경우 HTML5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현했을 때, 이를 악용한 보안취약점이 등장하게 되면 운전자나 승객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문 이사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에만 제한되고, 차선이탈방지, 타이어압력측정을 포함해 실제 차량 운전과 관련된 부분은 기존처럼 폐쇄형 OS를 통해 별도로 관리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