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경쟁 잰걸음…내년에 본무대

일반입력 :2014/04/08 14:06    수정: 2014/04/08 14:16

유료방송의 초고화질(UHD) TV 서비스 상용화가 임박하고 지상파의 실시간 UHD 실험방송이 성공하면서 차세대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UHD 방송 생태계 수준에 따라 본격적인 차세대 방송은 내년이 본무대가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3사가 이번주에 UHD 방송 상용화를 시작한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UHD 방송 개국 단계에 와있으며, IPTV 사업자도 UHD 방송 송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와 함께 지상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UHD 실험방송을 진행 중인 단계다. 특히 올해엔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실험방송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KBS의 경우 4K 해상도 60프레임 수준의 방송을 실시간 중계에 성공하기도 했다.

각 방송 플랫폼 별로 이처럼 차세대 방송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콘텐츠 수급이란 UHD 방송의 최대 과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보편화되기 어려운 UHD TV의 비싼 값도 당장엔 문제로 작용한다.

■방송 콘텐츠 제작 주력 지상파, 여전히 미지수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상파의 UHD 방송 미래 계획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현 상황에서 국내 UHD 방송 생태계에 가장 큰 약점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디지털 전환 이후 유휴대역으로 남은 700MHz 주파수 가운데 54MHz 폭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동통신망과 공공망 요구가 겹쳐 정부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연구반을 구성해 운영중이지만 보고서 도출과 공개토론회,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한다.

주파수는 한 번 용도를 결정하면 그에 따른 파장을 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심도 높은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연말에나 지상파가 주파수를 가지고 UHD 방송을 송출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미래의 주류 방송으로 UHD가 지목된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는 실험방송이나 일부 방송을 UHD 해상도로 제작중이지만, 방송 콘텐츠의 직접 유통(송출)이 어려울 경우 그만한 투자를 감내하기 어렵다.

유료방송 사업자도 콘텐츠 제작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들은 UHD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를 이미 집행하는 등 꾸준히 준비를 진행중이다. 또 영화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외부 수급 콘텐츠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것만으로 진정한 UHD 방송이 시작됐다는 평가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와 대립하는 관계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상생이란 관점에서 지상파가 조기에 UHD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게 케이블TV의 UHD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 추진 UHD 구상안도 아직 안나와

UHD 방송은 방송 사업자 외에 정부 차원에서도 주요 관심 사항이다. 외주 제작사까지 포함한 전체 방송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이고, TV제조사에도 영향이 미치는 등 하나의 산업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부와 방통위는 UHD 방송의 글로벌 동향, 지상파 유료방송의 UHD 도입방안, UHD 콘텐츠 제작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UHD 방송 추진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체는 연말까지 활동을 목표로, 이 곳에서 다뤄진 내용은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의 본격적인 UHD 활성화 계획 발표에 앞서 사업자 단의 준비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한 각 사업자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것으로 보지만 ‘UHD 방송 종합 발전방안’에 따른 펀드 조성과 같은 콘텐츠 수급 계획 등이 명확해지면 지금보다 UHD 방송 준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논의를 진행중인 상황이라 최종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고, 당장 무언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4년 UHD 원년, 2015년 본무대

결국 현재 국내 방송 업계에서 논의중인 UHD 방송 관련 현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 연말 이후에나 UHD 방송의 발전 속도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로서의 불명확한 부분이 해소되는 시점이란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기준 마련이나 방송 장비 고도화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며 “얼마나 많은 실감 콘텐츠를 갖추고 시청자를 끌어들이냐의 문제인데 미리 준비해둔 콘텐츠와 추가적인 콘텐츠가 UHD 방송 발전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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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의 UHD TV 가격 경쟁이 활발해져, 현재 신제품이 출시된 초기 시장보다 값이 어느 정도 내린 후에 UHD 방송이 시청자에 각광을 받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 올해 초 미국서 열린 CES와 그 이전부터 UHD TV는 1천만원대에 이르는 고가 제품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 200만~300만원대의 UHD TV 출시 계획이 나왔다. 이는 앞서 3D TV의 가격 하락 속도보다 빠른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