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은 왜 암흑기에 접어들었나

일반입력 :2014/04/03 13:58    수정: 2014/04/04 08:40

특별취재팀 기자

비주얼의 다양성이 아니라 게임성의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

네오위즈게임즈 박성준 PD는 3일 '게임테크 2014' 컨퍼런스에 참석, '프로젝트 블랙쉽 개발을 통해 본 온라인 액션 게임 개발의 새로운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하며 암흑기에 접어든 PC 온라인 게임을 활성화하려면 게임성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PD는 현재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암흑기로 진단했다. 스포트라이트가 모바일 게임에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관심과 자본, 인력이 모두 스마트폰 게임에 쏠리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시장 침체 이유를 단순히 트렌드 변화로만 돌린다면 온라인 게임에 내일은 없다. 박 PD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 침체의 이유를 스마트폰 게임이 아닌 PC 온라인 게임 자체의 경쟁력에서 찾았다. 아직 온라인 게임 시장은 존재하는데, 문제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새로운 온라인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박 PD는 우리가 만드는 온라인 게임을 이용자들이 가슴 설레하며 기다리는가를 물었다. 그는 다수 온라인 게임 이용자들이 양산형 게임 지겹다, 안봐도 퀘스트 뺑뺑이라 지적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용자들이 '지겨운' 온라인 게임을 떠나고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다양하게 변하고, 그 변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택지도 많고,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갖는 게임을 제작한다면 온라인 게임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오래 즐겨도 재밌을 게임을 만들라다.

예컨대 게임 내 오브젝트간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결말을 알고 보는 드라마는 재미 없지만, 흥미진진한 짜임새의 작품은 본방 사수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브젝트 간 충돌이 생겼을 때 그 결과를 다양하게 반영한다면, 이용자들도 결과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재미와 몰입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 '프로젝트 블랙쉽'이다. 디자인이 아닌 게임성의 다양성을 키우자는 목표를 최우선에 뒀다. 그러나 선택지와 결과물을 다양하게 만들려면 수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무한대 선택지를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이 모두 소화하기는 어렵다.

박 PD가 찾은 해결책은 물리엔진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다양성을 예측불가능한 수준으로 구현한 것이 물리엔진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블랙쉽을 진행하면서 하복 물리엔진을 사용했다. 선택지를 다양화하는데 물리엔진 사용이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이날 강연 무대에는 하복코리아 강정훈 과장도 섰다. 그는 그래픽 카드 없이 수많은 캐릭터를 한 화면에 구현하고, 생동감 넘치는 게임 화면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데 하복 엔진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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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과장이 꼽은 온라인 게임에서 하복의 기술이 적용된 사례중 대표적인 타이틀은 월드오브탱크다. 월드오브탱크에서는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하복의 물리 엔진이 적용되면서 물리적인 상호작용이나 동적인 파괴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그는 하복 엔진의 강점으로 효율성이라며 물리엔진을 사용할 경우 더 적은 서버에서 많은 이용자를 감당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