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 2조원 배상해야” 주장

스마트폰 3천700만대 대당 33달러 로열티 계산

일반입력 :2014/04/02 07:29    수정: 2014/04/02 09:23

김태정 기자

애플이 삼성전자에 원하는 손해배상액이 20억달러(약 2조1천100억원)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마트폰 1대당 33달러의 로열티를 받겠다는 뜻이다.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해 휴대폰과 태블릿 3천700만대를 팔았다고 주장했다.

애플 측 변호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특허 침해로 애플이 ‘잃어버린 이익’과 ‘합리적인 특허료’를 삼성이 물어내야 한다”며 “20억달러의 손해배상액이 적절하다”고 요구했다.

20억달러는 지난 1차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애플에 대한 삼성전자의 손해배상액으로 확정한 9억2천9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또, 애플이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기술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밀어서 잠금 해제, 자동 완성, 전화번호 부분 화면을 두드려 전화 걸기, 통합 검색, 데이터 동기화 등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 변호인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애플의 요구가 황당하며, 법정에 대한 모독이라는 취지 발언까지 나왔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인 존 퀸은 “애플의 요구는 엄청난 과장이며 배심원들의 ‘지능’까지 모욕하고 있다”며 “애플은 여러분(배심원)들을 혼란시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은 시장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는 말로 애플의 점유율 하락을 나타내는 한편, “그 잃어버린 것을 법정에서 얻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애플이 삼성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뺏긴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른 것인데도 소송을 통해 손해를 배상받으려고 시도하는 지적이다.

그러자 애플 측은 삼성전자가 특허 2건을 가지고 제기한 반소(反訴)를 공격했다. 이 반소는 애플이 디지털 화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방법과 원격 화상 전송 시스템 등 삼성전자의 2개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빌 리는 “삼성이 주장하고 있는 특허 2건 모두 삼성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며 “(애플과의) 소송이 붙은 후에 삼성이 이 특허들을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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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2차 손해배상소송의 1심 재판에서는 배심원 10명 중 2명이 개인 사정으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재판의 배심원은 남성 4명, 여성 4명 등 총 8명이 됐다.

제외된 배심원 중 한 명은 이날 아침 법원에 심한 구토 증상 등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배심원단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