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스마트폰 “삼성 아니면 LG”

블랙베리 퇴출, 한국산에 눈 돌린 백악관

일반입력 :2014/03/21 09:08    수정: 2014/03/21 11:02

김태정 기자

미국 백악관이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그간 사용해 온 블랙베리 대신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블랙베리 대체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제품을 테스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 기술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호팀이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폰의 보안 적합성을 시험하고 있다.

신문이 인용한 백악관 관계자는 “아직 시험이 초기 단계이며 최종 결정이 나오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백악관에서 현재 다양한 모바일 장비를 시험 중이라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제품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측도 “외국 정부의 스마트폰 대량 도입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보안솔루션 녹스(Knox)로 미국 국방부로부터 보안 승인을 획득했다. 미국 해군을 비롯한 군부대 및 정부 부처에 스마트폰을 납품하기 위해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일반 고객 대상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녹스는 삼성전자가 정부와 기업에 대량 납품노리고 만든 야심작이다.

삼성전자 측은 “녹스를 글로벌 정부와 기업에 핵심 기술로 알리고 있다”며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술로 무장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점유율 3위에 오른 강자로 꼽힌다. 떠오르는 중국 제조사들도 미국에서는 LG전자 뒤에 섰다.

결국, 애플을 제외하면 백악관이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우선 검토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중국산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통신장비까지 미국 정부가 거리를 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블랙베리를 애용해왔다. 블랙베리가 한때 ‘오바마 폰’으로 불린 이유다. 미국 정부도 그동안 뛰어난 보안성을 이유로 블랙베리를 선호해왔다.

관련기사

그러나 블랙베리가 지난 수년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려나고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리면서 백악관도 한국산 스마트폰으로 고개를 돌린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태블릿으로 현재 애플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번 차기 스마트폰 대상에선 애플의 제품은 제외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