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로는 온라인서 민원서류도 뗄수없다

일반입력 :2014/03/20 14:25    수정: 2014/03/20 14:27

정부의 대표적인 온라인 대국민 서비스가 윈도8 환경을 지원하지 않아 도마위에 올랐다. 20일 현재 대한민국 정부민원포털 '민원24' 사이트는 윈도8을 포함한 64비트 운영체제(OS) 기반 PC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민원24는 인터넷으로 전입신고, 납세증명, 병적증명, 주민등록 발급, 부동산 관련 대장 열람과등본 발급을 해준다. 한국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고 자주 찾게 되는 민원정보를 취급해 준다.

그런데 사이트는 윈도8 등 64비트 OS에서 이런 민원서류 출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 중이다. OS와 인터넷 발급프로그램 간 호환성 문제가 그 이유다.

문제는 윈도8이 지난 2012년 10월 26일 공식 출시됐고, 이 시점 이후로 출시된 거의 모든 PC가 자연스럽게 윈도8을 탑재해 판매됐다는 점이다.

즉 최근 1년반 사이 시판된 윈도PC를 구입한 사람들은 단지 신형 PC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민원24 사이트에서 민원서류 출력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윈도8이 아닌 윈도7 등 민원24에서 지원하는 구버전 OS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MS가 지난해 12월 윈도7 패키지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 제품인 윈도비스타도 당연히 살수 없다. 윈도XP는 이제 지원중단 시점이 3주도 채 남지 않았다.

결국 윈도8 사용자는 민원24에서 지원되는 OS가 깔린 공용 또는 타인의 PC를 써야 한다. 찜찜한 건 논외로 해도 해당 기기의 보안상 안전함을 장담할 순 없다.

그리고 애초에 민원24에서 자신의 PC를 못 쓰고 지원되는 남의 PC를 찾아다녀야 한다면, 민원발급을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취지 자체가 퇴색하는 꼴이다.

정부가 갖춰 놓은 대국민사이트라면 세금을 통해 운영되는 서비스인만큼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이 지원돼야 한다. 윈도8 사용자가 PC를 산 가격에도 세금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윈도8 사용자에게 '호환성 문제로 인해 민원서류 출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공지사항만 올려 놓고 1년반 넘게 민원24 사이트를 방치하고 있다. 일종의 업무방기라는 지적이다.

해당 공지사항은 지난해 1월 31일자로 올라왔는데, 내년 12월31일까지 계속 게재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원24의 서류출력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최신 OS 업그레이드에 맞춰 변경하는 계획도 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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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정부 서비스와 점차 빨리 바뀌어가는 OS 환경의 격차는 지금도 더욱 벌어고 있다. 이미 MS는 윈도8 출시 1년만인 지난해 10월 윈도8.1을 내놨다. 내달초 윈도8.1 추가 업데이트가 나온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공공의 목적을 수행하는 서비스를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특정 OS에 쉽게 의존해 만들어내는 관행이 지금과 같은 문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