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안 부러운 똑똑한 DSLR

니콘 D5300 리뷰

일반입력 :2014/03/18 15:20    수정: 2014/03/18 17:09

권봉석

아무리 화질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해외 여행을 갈 때 스마트폰만 들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큰맘먹고 산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꺼내들 시점이다. 자주 가는 해외여행도 아닌데 조금 더 좋은 화질로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정작 여행 후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어디에서 찍은 사진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처음 가 보는 나라나 익숙하지 않은 나라라면 더욱 더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GPS 데이터가 자동으로 사진에 남는다. 스마트폰 앱이나 PC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진을 찍은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출시한 D5300(이하 D5300)은 GPS 수신기와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GPS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GPS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사진을 보낸다.

회전하는 LCD 모니터 ‘셀프 촬영까지’

D5300은 배터리와 SD 메모리카드를 꽂은 상태의 무게가 530g을 넘는다. 하위 기종인 D3300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면 약 70g 정도 무게가 더 나간다. GPS 수신기와 와이파이 모듈을 내장한 만큼 더 무거워진 것이다. 다만 실제로 손으로 들어봤을 때 큰 무게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

기본 줌렌즈는 D3300과 함께 출시된 ‘AF-S DX NIKKOR 18-55mm f/3.5-5.6G VR II’를 같이 쓴다. 줌링에 달린 작은 버튼을 누르면서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렌즈가 들어가고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도로 튀어나온다. 렌즈를 모두 꺼냈을 때와 비교하면 길이가 2cm나 줄어든다. 화각이나 화질에 영향을 주지 않고 휴대성이 향상되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LCD 모니터는 3.2인치, 해상도는 720×480 화소다. 4:3 사진보다는 16:9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일이 많아지면서 LCD 모니터도 16:9 비율을 따랐다. 틸트 기능은 없지만 LCD 모니터를 수평으로 180도로 여닫고 위로는 180도, 아래로는 90도까지 회전시킬 수 있어 셀프 촬영이나 고각도・저각도 촬영에 유리하다. 동영상 촬영시 음성을 녹음하는 마이크는 내장 플래시쪽으로 옮겼고 좌/우 채널을 하나씩 달아 스테레오 녹음이 가능하다.

각종 다이얼이나 조작 버튼은 D3300과 큰 차이가 없다. 기본 촬영 모드 이외에 인물 촬영이나 풍경, 접사를 찍을 수 있는 모드 갯수까지 같다. 하지만 모드 조절 다이얼 오른쪽에 작은 레버가 하나 추가로 달렸다. CMOS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영상을 바로 LCD 모니터에 비춰주는 라이브뷰 기능이다. 이 기능은 모든 촬영 모드에서 작동하며 특히 인물 사진이나 강조 모드가 어떻게 처리될지 화면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고속 촬영, 영화같은 동영상까지

D5300은 APS-C 규격, 23.5×15.6mm 크기 센서를 썼다. 유효화소는 2천416만 화소이며 최대 6000×4000 화소 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 이는 해당 센서 크기에서 찍어낼 수 있는 거의 한계치이며 비슷한 크기의 센서를 쓴 다른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릴리즈 모드를 고속 셔터로 설정한 다음 화질은 파인(최고), 사진 크기는 6000×4000 화소로 설정한 상태에서 릴리즈 모드를 고속 셔터로 설정했을 때 10초간 최대 41장을 찍었다. 화질은 같은 상태에서 사진 크기를 2992×2000 화소로 설정하면 10초간 최대 65장을 찍었다. 단 고속 촬영을 하고 싶다면 라이브뷰 기능은 꺼 두는 것이 좋다.

동영상은 1920×1080 화소에 초당 30/60프레임으로 찍을 수 있다. 라이브뷰 모드에서 셔터 위의 동영상 버튼을 누르면 바로 촬영이 시작된다.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하면 움직임이 많은 운동경기도 보다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고 24프레임 모드로 찍으면 영화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동영상 촬영 가능 시간은 20분에서 30분 사이이지만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

셔터음이 신경쓰이거나 조용한 밤에 피사체를 촬영하고 싶다면 릴리즈 모드를 ‘정숙 촬영’으로 바꾸면 된다. 셔터 소리가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고 훨씬 더 조용해진다. 라이브뷰 전환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지만 초점을 잡는 시간은 일반 촬영 모드와 비교해 느리다.

DSLR 사진 스마트폰으로 바로 보낸다

D5300과 D3300은 센서 크기와 화소 수 등 기본적인 성능은 같다. 하지만 본체(바디) 가격은 2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런 가격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GPS와 와이파이를 이용한 스마트 기기 연동 기능이다. 실제로 GPS 수신기와 와이파이 어댑터를 따로 구입할 경우 가격을 합치면 약 30만원 가량이다.

GPS 수신 기능은 지구를 돌고 있는 위성에서 위도와 경도 정보를 받아 사진 정보 안에 저장한다. PC에서는 피카사 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지도 상에 사진이 있는 위치를 표시해준다. 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내장되는 GPS 기능과 달리 위성에서 데이터를 직접 받아 오기 때문에 실내나 지하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A-GPS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주면 GPS 신호를 받아오는 시간이 조금 더 짧아진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서 ‘와이어리스 모바일 유틸리티’를 설치한 다음 와이파이 기능을 켜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제어할 수 있다. 셀프 촬영이나 단체 촬영에서 결과물을 미리 보면서 촬영할 수 있고 리모컨이나 릴리즈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찍은 사진은 메모리카드와 스마트폰에 저장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혹은 피카사로 바로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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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300은 DSLR 카메라의 장점인 고화질과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던 연결성, GPS 연동 기능을 한데 담아 편의성을 높였다. 크기나 무게 등 휴대성도 나쁘지 않다. GPS 신호만 잡을 수 있다면 지구 어디서나 위치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야외나 해외 촬영이 잦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반대로 실내 촬영이 잦으면서 와이파이 전송 기능이 필요하다면 D3300에 와이파이 어댑터만 따로 끼워 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기본적인 성능은 두 기종 사이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해 사진을 전송할 때 속도가 떨어지는 것도 걸린다. 와이파이 모듈이 따르는 규격이 최대 54Mbps까지 전송 가능한 802.11g이기 때문이다. 54Mbps라 해도 실제 전송 속도는 절반 수준인 22Mbps, 다시 말해 초당 최대 2.75M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사진 전송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최대 해상도인 6000×4000 화소로 찍은 사진이 약 6MB이니 스마트폰으로 전송받는데는 최대 3초가 걸리며 여러 사진을 한꺼번에 받는다면 걸리는 시간은 더 늘어난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모두 802.11n(150/300Mbps)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