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첫날 손님 뚝 "와도 그냥 가요"

일반입력 :2014/03/14 17:37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3사의 영업정지가 시작된 가운데 일선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의 한숨소리가 높다. 실제로 영업정지 첫 날부터 방문 고객들이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13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간 곳은 KT와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은 내달 5일부터 영업정지가 시작된다. 동시에 2개 사업자가 영업정지에 들어가고 1개 사업자만 정상영업을 하는 식이다.

구체적인 영업정지 기간은 KT의 경우 13일부터 4월 26일까지, SK텔레콤은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다. LG유플러스는 두 차례에 걸쳐 13일부터 4월 4일까지, 4월 27일부터 5월 18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에는 신규 가입자, 번호이동, 기기변경 가입자를 모집하는 것이 금지된다. 예약가입을 받거나 가개통을 하는 것도 금지행위에 포함된다. 단, 기기변경은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파손했을 경우나 24개월 이상 사용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영업정지 첫 날 직접 서울 홍익대 근처와 합정, 고려대 일대 휴대폰 대리점들을 둘러봤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대리점들이 한산한 분위기였다. 신규 가입, 번호이동, 24개월 미만 기기변경을 제외한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방문 고객 자체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밖에 어지러이 걸려있던 광고 문구, 보조금 수준 등을 적은 입간판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번화가에서 다소 벗어나자 아예 문을 닫은 판매점도 더러 있었다.

KT 대리점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 사실을) 모르고 오셨던 분이 몇 분 있었으나 확실히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오셨다가도 가격을 듣고는 언제 영업정지가 끝나는지 묻고만 가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대리점 관계자도 “평소와 비교하면 오시는 분들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느낌”이라며 “영업정지 기간도 길어서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정상 영업 중인 SK텔레콤 역시 고객 발길이 끊긴 것은 비슷했다. ‘통신사 중 오직 SK텔레콤만 정상영업’ 등의 문구를 내걸며 발길 끌기에 나섰으나 전반적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영업정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부분의 고객님들이 지금은 휴대폰을 바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7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불법 보조금 지급 금지행위 중지명령을 불이행한 책임을 물어 각사별로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이통3사 전체 영업정지 기간은 13일부터 5월 1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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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날 오전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보조금 과열 주도 사업자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꼽고 각각 14일, 7일간의 영업정지 제재를 내렸다. 단, 영업정지 개시일은 미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13일 오후 2시 보신각 앞에서 ‘영업정지 철폐 위한 30만 종사자 총 결의대회’를 연다. 이들은 미래부, 방통위의 영업정지 규제가 이통사의 실적을 개선시키고 오히려 경쟁력이 취약한 이동통신 소상인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