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후 스마트폰 시장 최대 70% 축소"

제조사에 직격탄…워크아웃 간 팬택은 최대 위기

일반입력 :2014/03/07 13:42    수정: 2014/03/07 13:51

김태정 기자

월 180만대 규모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3개 이통사 영업정지 영향 탓에 60만대 수준로 확 줄어들 전망이다. 제조사, 특히 팬택엔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7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에 대해 오는 13일부터 5월 18일까지 각각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고 이를 금지토록 한 명령을 불이행한 것에 대해 사상 최장 기간의 영업정지 조치다.

영업정지와 그에 따른 보조금 중지로 시장은 급냉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 스마트폰 판매량 190만대→60만대 폭락

조사기관 IDC와 업계 관계자들이 추산한 올해 1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약 180만~190만대 정도다.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 과열로 전년 대비 20만~30만대 정도 오른 수치다.

그런데 영업정지 기간 중에는 1개 이동통신사만 영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3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180만대가 60만대로 추락하는 것이다. IDC의 김태진 책임연구원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 스마트폰 판매량이 60%, 많게는 70%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한 개 사업자만 영업정지 돼도 제조사 타격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제조사 가운데 시장 점유율 70%의 삼성전자의 피해가 수치상으로는 가장 클 것이고 내수에 올인한 팬택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제조사 한 마케팅 임원도 “4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 1월과 비교해 70% 이상 빠질 것”이라며 “반토막도 아니고 3분의 1토막만 파이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70%)와, LG전자-팬택(각 15%) 점유율을 넣어 단순하게 추산할 경우 삼성전자는 최대 70만대, LG전자-팬택은 각각 15만대 정도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옆집 불이 옮겨 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체 매장을 통한 판매 증대를 모색하겠지만 이동통신사 보조금 없이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5’ 출시 예정일인 4월 중순이 이동통신 영업정지의 한복판이다. 출시 초기 흥행몰이에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LG전자는 계열사인 LG유플러스에 대한 판매비중이 높아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기간 중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내수 비중이 95%에 달하고 자체 유통망이 거의 없는 팬택은 답이 더 안 나오는 상황이다. 4월 스마트폰 판매량이 7만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지난 2012년 3분기부터 이어 온 적자를 탈출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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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옆집(이동통신사)에 난 불이 제조사에 옮겨 붙은 꼴”이라며 “사업이 내수밖에 없는 팬택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자구책을 어떻게든 만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소비자들이 찬성을 할지 정부는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