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에겐 너무도 혹독한 통신사 영업정지

내수 비중 95%…신제품 출시도 고민

일반입력 :2014/03/07 11:26    수정: 2014/03/07 11:28

김태정 기자

안 그래도 힘든 팬택이 또 대형 악재를 만났다. 정부가 이동통신사에 영업정지를 내려 팬택 휴대폰 판매량이 확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와는 달리 팬택은 내수에 올인한 기업이다. 자체 매장이 거의 없어 이동통신사에 제품 유통을 전적으로 의존한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가 팬택에 치명적인 이유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불법 보조금 지급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금지행위 중지 명령을 불이행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대해 오는 13일부터 5월 18일까지 각각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린다고 7일 밝혔다.

팬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영진들이 대책 마련에 필사적으로 나섰다. 영업정지 기간을 피해 판촉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지만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적자 누적에 따른 책임으로 박병엽 창업자가 회사를 떠난 뒤 해외 사업 대부분을 접었다. 내수 비중이 95% 이상이다. 국내에서 영업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총력전이다.

당초 팬택이 미래부를 직접 찾아 1개 사업자만 영업정지하고 기기변경을 제외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것도 이 같은 경영상황 때문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팬택의 흑자전환을 위해서 최소 월 20만대 판매량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시장 점유율 15%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말 이 수치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영업정지가 시작되면 반토막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두 개 이동통신사의 동시 영업정지 기간이 보릿고개다.

그렇다고 신제품으로 이목을 끌기도 어렵다.

삼성전자 ‘갤럭시S5’와 맞붙을 ‘베가아이언2(가칭)’를 야심차게 만들었으나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기간에 출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팬택에게 더 부담스러운 점은 채권단이 회사의 시장 대응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였고, 내달 경 회계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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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채권단이 팬택의 자립 가능성을 낮게 판단할 경우 매각이나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팬택은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여야 할 때 판매처를 잃은 셈이다.

팬택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 직원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제품 판매와는 별개로 고객들을 위해 AS 센터 등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