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제갈량 ‘노정환’ 실장의 마케팅 전략은?

일반입력 :2014/02/27 12:00    수정: 2014/02/27 12:58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와 AOS 대전 게임 ‘사이퍼즈’가 이용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탄탄한 게임성과 발 빠른 업데이트를 기본으로, 헌신적인 이용자 정책과 눈길을 확 사로잡는 마케팅 전략이 환상의 궁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네오플 노정환 조정실장의 역할과 능력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노정환 실장은 네오플에서 게임 서비스와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네오플 게임 이용자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불만을 갖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함은 물론,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마케팅을 진행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최근 화제가 된 던파 아이유·신봉선 마케팅을 성공시킨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찔한 기억은 있다. 2011년 ‘던파 페스티벌’ 당시 초청받은 고객 수천 명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던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참석자 수요 오판으로 초대권 발급이 과도하게 이뤄진 문제였다. 삼성동 코엑스까지 찾은 던파 팬 입에서 충분히 비난 섞인 말이 나올법한 대형 사고였다.

“보답할 방법을 찾다가 2천200명한테 직원들이 직접 손 편지를 썼죠. 저도 13통 정도 썼어요. 저희가 인지할 수 있는 모든 분들에게 손 편지와 선물을 보냈는데 다행히 좋게 해결됐던 기억이 납니다. 고객들로부터 답장도 오고 선물도 왔어요. 나름 의미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네오플은 게임업계에서 통통 튀는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사이퍼즈 홍보모델로 ‘응답하라 1994’에서 각각 삼천포와 조윤진으로 활약한 김성균·민도희를 발탁한 것부터, 던파 모델로 닮은꼴 스타인 아이유·신봉선을 캐스팅한 소식이 화제가 됐다. 특히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아이유와 신봉선을 닮은꼴 스타란 이유만으로 동시 섭외했다는 점에서 모두가 박장대소했다.

“아이유와 신봉선이 닮았으니 같이 모델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그런데 두 사람이 같이 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양 소속사에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죠. 의외로 캐스팅이 쉬웠어요. 응사 사이퍼즈 캐릭터 섭외는 반대로 너무 치열했죠. 동시에 4개의 게임이 삼천포 조윤진 커플 섭외에 달려들었거든요. 다행히 남들보다 반나절 정도 빠르게 접촉해서 캐스팅을 성사시켰어요.”

이처럼 당대 스타를 섭외해서 해당 모델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상품과 접목하는 단순해 보이는 마케팅이더라도 노 실장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아이유와 신봉선 캐스팅도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어도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네오플은 던파 신규 캐릭터인 ‘나이트’의 이중적인 특성과 두 모델을 연결 지어 끝내 마케팅 효과를 끌어냈다.

노정환 실장이 생각하는 마케팅의 기본 원칙은 “게임 본질과 떨어져서는 안 된다”이다.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

“마케팅을 보면 돈 낭비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마케팅 하면 광고를 떠올리고 어디에 할까를 고민하는데 이런 것들은 사실 부차적인 것들이죠. 어떤 콘셉트로 어떻게 만들까를 생각해야죠. 아이유 신봉선 던파 광고도 아이유가 그냥 예쁜 광고 모델로 나오는 건 의미가 없다였어요. 광고 보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웃게 하되, 광고 자체는 제대로 만든다가 저희의 콘셉트였죠.”

던파와 사이퍼즈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여러 요인 중에는 ‘액션토너먼트 던파&사이퍼즈’ 대회도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두 게임의 리그를 하나의 장소에서 진행함으로써 관람 현장 분위기도 살리고, 게임에 대한 관심도 서로 끌어주는 효과를 보고 있다. 당일 경기 티켓은 오전 9시 매진될 정도다. 네오플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 비좁은 경기장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 중이다.

노정환 실장은 올해 말 진행될 던파 페스티벌에 대한 계획과 고민도 하고 있다. 작년 중국 텐센트와 함께 진행한 경험을 살려 올해는 한국·중국·일본·대만 4개국이 함께 하는 던파 페스티벌을 기획 중이다. 성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던파 페스티벌을 글로벌 축제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작년 던파 페스티벌 반응은 정말 대단했어요. 중국 순수 시청자 수가 475만 명이나 될 정도였죠. 국내에서는 네이버 실검 1위부터 10위까지가 던파 관련 키워드였어요. 장소도 고민이에요. 코엑스에서 계속할지 지난해 시도했던 것처럼 지스타 기간 중 벡스코 한 공간을 빌려 할지 검토 중입니다.”

네오플은 앞서 공개된 것처럼 고단샤의 ‘공각기동대’ IP를 활용한 1인칭슈팅(FPS) 게임을 개발 중이다. 40여명의 개발 인력들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됐으며 3분기 초에는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예전에 비해 공각기동대 인지도가 높지 않은 만큼 국내 케이블사와 애니메이션 방송도 논의하고 있다.

“공각기동대를 이용자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고민이에요. 그래서 색채를 아예 지울 것인가, 아니면 유지하는 게 나을까도 검토해봤어요. 원작 애니메이션을 게임 오픈 전 방영해서 기대심리를 높일까 생각했는데 외산 애니메이션과 국내 애니메이션 비중을 맞춰야 하는 쿼터제란 게 있어서 쉬운 작업은 아니더라고요.”

노정환 실장은 향후 던파와 사이퍼즈 마케팅을 두고 글로벌 협력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작년 봅 던파 국가 대표전을 열었던 것처럼, 해외 게임사들과 함께 진행하는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던파걸 역시 새로운 모델을 형식적으로 선정하기보다 기존 모델들을 다시 소개하고 이용자들과 가까워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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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의 잘못으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면 고마워할 정도로 보상을 하자는 원칙이 있어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이용자들이 대박났다고 느낄 만큼 말이죠. 물론 팬들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쳐선 안 되겠지만 문제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확실히 하겠습니다.”

전략적인 광고 및 이벤트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을 감동시키고 불편을 최소화 하는 철저한 서비스도 결국 기업과 제품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마케팅이라는 것이 노정환 실장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