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포위된 LG…MWC는 이미 전쟁터

‘삼성-애플’ 싸움보다 더 피 말리는 3위 대결

일반입력 :2014/02/19 14:44    수정: 2014/02/20 07:45

김태정 기자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는 그야말로 세계 통신 기업들의 전쟁터를 방불케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LG전자와 중국 기업들의 '양보 없는 혈전(血戰)'이 관심을 끌고 있다.

MWC는 세계통신사업자연합(GSMA)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다.

MWC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LG전자는 물론 LG와 세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 기업들, 즉 레노버, 화웨이, ZTE 등은 모두 출전 채비를 갖췄다.

일반 전시장인 3홀만 보면 부스 규모에서 LG전자가 가장 작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LG전자를 대형 부스로 둘러 싼 모습이다. 당사자들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관전자들에게 이들의 싸움이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결보다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G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4.7%로 5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들어 분기별로 4.9%→5.2%→4.7% 점유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에 화웨이는 4.4%→4.8%→5.1%, 레노버는 4.2%→4.7%→4.8%로 점유율을 키웠다. 3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화웨이와 레노버는 LG를 제치고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오름폭이 크진 않으나 모토로라나 HTC 등 기존 강자가 점유율을 잃기만 하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게다가 레노버는 최근 미국 모토로라 인수까지 선언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꿈의(?) 6%대로 오를 전망이다. LG가 최대 피해 업체로 유력하다.

그런 시장상황 탓인지 LG전자는 선공 전략을 들고 나왔다.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프로2’를 지난 주 국내에서 공개했다. 마케팅을 먼저해 이목을 끌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MWC 부스에는 ‘G프로2’와 손목 착용형 기기인 ‘라이프밴드 터치’를 에이스로 내세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장 박종석 사장이 현장을 지휘한다.

앞서 간담회에서 조성하 LG전자 부사장은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면서도 “세계 3위 자리를 확실히 차지하게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레노버와 화웨이는 스마트폰 고급형과 보급형에 이어 태블릿까지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블릿 전력이 시작 단계인 LG전자의 약점을 파고들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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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경우 삼성전자처럼 개막 첫날부터 대규모 언론 행사를 열 계획인데, 모토로라 측 인사들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3~5위 자리를 중국산이 모조리 차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LG전자가 큰 역량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