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을 위한 韓 모바일게임 진출 팁

복잡한 유통구조·정부 규제·등급 심사 고려해야

일반입력 :2014/02/18 10:03    수정: 2014/02/18 10:11

부분유료화 과금 모델을 도입해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한 대한민국. 현재 한국은 온라인 게임을 넘어 모바일 게임 열풍으로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PC에서 주로 소비되던 게임이 이제는 4천만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까지 넘어와 보다 게임의 대중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과 다양한 규제 이슈, 그리고 한쪽으로 치우쳐진 플랫폼 시장 등이 풀어야할 숙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임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으로 한국 게임 시장은 여러 나라들이 테스트베드로 삼는 주요 국가라는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닌다.

‘201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에 비해 51.4% 증가한 약 1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오는 2015년에는 1조2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전년 대비 89.1% 성장하는 등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전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0조다(2013년).

이처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한 이유는 2009년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정식 유통되면서부터다. 스마트폰 보급과 2012년 개설된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게임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이용자층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의 1차 플랫폼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SK플래닛 티스토어 등이 있다. 2차 플랫폼 사업자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아프리카TV 게임센터, 네이버 앱스토어 등이 있다.

이중 한국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마켓은 구글 마켓과 카카오톡 게임하기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3천500만에 달하는 국내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의 대중성을 높였다. 구글 무료 인기 게임 10개 중 7개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게임이며, 최고 매출 게임의 경우 1위부터 18위까지가 모두 카카오톡 게임이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 게임 순위에서도 카카오톡 게임이 상위 10개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이 외에도 SNS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일 순 방문자 수(UV) 330만에 달하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채널링 서비스 하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는 단계는 아니다. 최근에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 네이버가 모바일 마켓 플랫폼인 앱스토어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 가입자 1천800만에 달하는 SNS 플랫폼 밴드에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서비스의 시장 지배 구조는 국내 모바일 게임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요인이다. 복잡한 유통 구조가 개발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것. 카카오가 전체 매출의 21%를, 구글과 애플이 30%를, 퍼블리셔가 나머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이다. 만약 100만원을 벌었다면 개발사가 가져가는 최대 몫은 24만5천원에 불과하다.

수수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퍼블리셔를 끼지 않고 카카오와 제휴 없이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실패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개발사들은 울자 겨자 먹기로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퍼블리셔와, 이용자 풀이 많은 카카오의 손을 잡는 경우가 많다.

해외 게임사인 ‘킹’과 ‘구미’ 등이 한국 지사 또는 사무소를 설치하고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에 각각 ‘캔디크러쉬사가’와 ‘진격 1942’ 등을 론칭한 것 역시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구조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은 규제 이슈다. 게임에 대한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고, 바라보는 시각 또한 보수적이기 때문에 선정성, 폭력성, 도박성 등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선정적이거나 사행적인 게임에 대해서는 기준이 특히 더 엄격하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사후심의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일단 게임 입점 시 1차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이 등급 심사를 진행한다. 단 성인물 게임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심의한다. 이중 고스톱, 포커, 카지노 등의 도박 게임물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더욱 집중 관리한다.

또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해외 사업자들은 현재 법안이 유예된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도 고려해 봐야 한다. 청소년들의 모바일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모바일 게임 셧다운제가 현행 법령대로라면 내년부터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효성이 부족하고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어 자율규제 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많이 기울었지만 강제 규제안이 시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게임을 중독 물질에 포함시켜 국가가 예방 및 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법안도 국회에 상정돼 있어 게임 규제가 더욱 심화되는 부분까지 감안해야 한다. 현재 이 법안은 공청회를 통해 각계 의견이 수렴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한국 이용자들은 성향상 무료 게임 또는 부분유료화 게임들을 주로 즐긴다. 유료 게임 결제 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좋은 IP의 유료 게임들이 마켓을 통해 유통 되더라도 결제율이 낮다. 게임성과 과금 방식 등 철저한 현지화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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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 한국지사장은 “한국 게임 시장은 해외와 다른 독특한 성향과 구조를 갖고 있을뿐더러 변화 또한 빠르다”며 “유료 게임에 대한 수요도 많지 않아 결국 우리도 한국 성향에 맞는 현지화에 집중하고 부분유료 과금제 도입을 본격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지만 한국은 개발자의 역량이 뛰어나고 과금체계를 놀라울 만큼 잘 디자인 한다”면서 “카카오톡 플랫폼에 대응한 게임을 준비하면서도 구글과 앱스토어 등에 최적화된 고품질 게임도 계속 출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