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스팟 보조금은 왜 한밤중에 터질까

규제·감시 피하고 밤중에 커뮤니티 활발하기 때문

일반입력 :2014/02/12 09:53    수정: 2014/02/13 07:48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게릴라전을 방불케 한다. 한밤중 보조금 증액 소식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어떤 스마트폰이 얼마에 구입 가능하다는 문자가 오간다.

수차례 반복된 심야 스팟 보조금 지급 방식이다. 일부 소비자들이 휴대폰은 밤중에 사야한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연출된다. 심야 시간대와 더불어 주말 기간에 휴대폰 보조금 집중 투입이 이뤄지는 배경이 주목된다.

일명 211대란이라 불리는 지난 11일 보조금 소동을 보면, 저녁 시간에 통신사의 내부 보조금 정책이 바뀌고 대리점과 판매점에 관련 정책이 하달된다. 이후 단말기 재고를 확보한 판매업자는 한밤중에 휴대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공지를 띄우고 가입자를 모은다.

한밤중에 번호이동 가입자를 모은 뒤 통신사에서 휴대폰 개통이 전산적으로 이뤄지는 오전 시간에 맞춰 스마트폰을 받아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된 이유다.

이처럼 한밤중에 자주 벌어지는 보조금 소동의 원인은 몇가지로 요약된다.

■ 규제 당국 감시 느슨한 시간 노리고…

우선 규제당국의 감시가 느슨한 시간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방통위의 통신시장 조사 인력은 상시 감시를 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평시에는 표본 집단 위주로만 감시하고 시장 교란 행위가 보일 경우 인력을 집중한다.

주말과 심야라는 시점과 온라인이란 환경이 더해져 감시를 피할 수 있게 한다.

제재를 위한 사실조사에 들어갈 경우, 얼마나 많은 보조금 지급이 이뤄졌고 법령을 위반하는 가입이 어느 수준이었는지는 확인할 수는 있다. 이와 달리 현시점에서 이뤄지는 즉각적인 보조금 지급 중지 요청이 이뤄지기 힘든 시점이란 설명이다.

익일 오전 근무시간에 들어 한밤중에 벌어진 보조금 소동을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커뮤니티나 온라인 카페에 올라왔던 보조금 공지 글은 지워진 상황이 된다. 특정 사업자를 확인할 수도 없다.

■ 폰파라치 감시도 피하고…

‘폰파라치’라고 불리는 이동전화 파파라치 신고포상제를 피하려는 이유도 있다.

폰파라치는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달리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제도다. 실사용 목적으로 LTE 스마트폰을 개통하려는 소비자가 방통위 가이드라인 27만원을 초과한 보조금을 지급할 때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신사와 대리점은 비공개 인터넷카페 등에서 직장인 대상 특판을 진행할 때 휴대폰 가입에 필요한 신상명세 외에도 재직증명서, 명함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실제 직장인인지를 파악해 폰파라치 할 위험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를 두고 판매업자들 사이에서는 “스나(스나이핑)를 피한다” 등의 표현을 쓴다.

■ 늦은 밤 이용자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공세 대상

이밖에 늦은 밤시간에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이 많다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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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통 마감시간 이후 저녁부터 한 통신사가 보조금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이통3사가 모두 대응하기 시작해 과도한 경쟁이 펼쳐지면 심야 시간대에 이르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휴대폰 대리점 한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밤 10시가 넘어서 정책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한 통신사가 지르면 다른 통신사들도 따라가는 형태기 때문에 밤 시간이라도 경쟁적으로 새로운 정책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