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인터뷰]‘웨딩의여신’ 이치원 대표

웨딩업체와 예비 부부를 직접 연결하는 SNS 서비스

일반입력 :2014/02/11 08:37    수정: 2014/02/11 09:58

김효정 기자

지난 1월 우리 정부의 ‘외국인 창업비자 1호’로 유명세를 탄 제이제이리컴퍼니의 이치원(30, 미국명 제이슨 리) 대표. 구글코리아, 유튜브 등에서 재직하며 IT 비즈니스를 경험한 자산을 바탕으로 창업 전선에 나섰지만 재미교포라는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는 창업비자를 통해 4대 보험 가입과 각종 금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창업의 장벽이 사라졌고, 이번 달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웨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표방하는 ‘웨딩의여신(www.wedqueen.com)이 그 주인공이다. 1년에 33만쌍이 결혼하고 33조원을 형성하고 있는 시장에 이대표가 내놓은 도전장이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을 지원한다. 앱 출시 전에 고객 조사 차원에서 오픈한 페이스북 페이지는 이미 수많은 예비 신부들이 구독하며 웨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 구성은 간단하다. 예비 신랑 신부들이 기호에 맞는 예식장, 촬영, 드레스 등의 콘셉트를 선정하면 웨딩의여신은 가장 적합한 업체들과 직접 협의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마이페이지’를 만들어 관심 있는 업체들을 따로 스크랩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중간 연결자인 이른바 웨딩 컨설팅 업체가 급증함에 따라 1차 생산자인 웨딩 업체, 최종 소비자인 신랑, 신부가 직접 만나기 어려운 구조를 해결하고자 했다.

“웨딩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뛰어난 컨설팅 업체들도 많지만 그 시장이 매우 치열해지면서 시장 구조가 복잡해졌어요. 웨딩 생태계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결혼은 신부에게는 꿈이고 하나의 판타지인데, 막상 그 꿈을 실현하기에는 제약 요소가 많죠. 웨딩의여신은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될 겁니다.”

웨딩 업체들의 반응도 좋다.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300여 개의 업체들이 웨딩의여신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이대표는 “업체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웨딩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판로가 개척된다는 기대감에 적극적인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표는 웨딩의여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1차 타깃 국가는 중국이다. 그는 “중국은 웨딩 패키지 여행 상품이 출시될 정도로 한국 업체들의 실력이 인정받고 있고 시장 규모는 연간 100조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라며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해외 진출은 IT 기업으로서 당연히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대표와의 1문1답>

▲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학생 때부터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벤처 동아리 회장도 하고 학회도 만들고 특허도 2건을 냈다. 구글과 유튜브에서 일하며 정말 많이 배웠다. 혁신적인 기업에서 창업할 수 있는 배경지식을 충실히 쌓을 수 있었다. 좋은 IT 기업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 웨딩이 첫 아이템인가?

‘라운더블’이라는 디자이너 SNS를 먼저 시작했다.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다. 다만 디자이너들로 한정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 라운더블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다가 웨딩을 발견했다. 결혼은 인생에서 몇 번 되지 않는 ‘willing to pay’, 즉 기꺼이 큰 돈을 지불하는 때다. 시장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보고 나니 해 보고 싶더라.

▲ 미국으로 바로 진출할 생각은 안 했나?

한국이 좋다. 창업비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미국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절박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때마침 작년에 정부에서 외국인 창업비자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다행히 창업비자를 받을 수 있는 요건들이 맞아 사업의 길이 열렸다. 학생 때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일들이 나중에 성과로 돌아온 셈이라 뿌듯하기도 했다.

▲ 웨딩업체에서는 앱 런칭을 학수고대하고 있겠다.

언론에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할 텐데(웃음). 최종 마무리 작업 중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달에 출시한다. 자잘한 버그나 오류를 수정하고 있다. 카페24(www.cafe24.com) 서버를 기반으로 구축하고 있는데,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 서버를 업그레이드하는 일도 병행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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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항상 호기심이 많았고 새로운 걸 추구해 왔다. 회사의 방향도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새로운 문제점을 찾아 혁신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개인적인 비전이다. IT 기업이지만 나중에는 제조업도 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