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콜라보레이션도 '하이브리드' 시대

일반입력 :2014/02/07 11:47    수정: 2014/02/07 11:49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협력이 게임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기발하고 혁신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나눠 갖고 단점을 덜어내는 마케팅 전략들이 게임 시장에서도 활발히 일어나는 것.

단순히 게임 내에 연예인 캐릭터가 들어가는 트렌드를 넘어, 이제는 타 산업과의 제휴뿐 아니라 경쟁사와의 과감한 손잡기도 이뤄지는 추세다. 게임계에도 ‘하이브리드 패치워크’(포괄적 의미의 산업 간 교차)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먼저 가장 기본적인 콜라보레이션은 자사 게임들 간의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자체 게임을 활용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는 게임사는 넥슨이다. 이 회사는 자사 온라인 게임인 ‘마비노기’ 및 ‘사이퍼즈’를 모바일 게임 ‘판타지러너지’와 결합, 판타지러너즈에 마비노기와 사이퍼즈 캐릭터를 추가했다. 또 1인칭슈팅(FPS) 게임 ‘카스온라인2’에 ‘마비노기영웅전’ 모드와 캐릭터를 업데이트 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넥슨의 콜라보레이션 전략은 타 산업군과도 이뤄진 사례가 많다. 유명 패션 아이템 브랜드인 햇츠온과 손잡고 온라인 게임 ‘엘소드’에 햇츠온의 대표 캐릭터를 활용한 펫을 선보인 경우가 근래 대표적인 경우다.

이 외에도 넥슨은 과거 코카콜라와의 제휴를 통해 카트라이더 아이템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여 콜라보레이션 성공 사례를 남겼으며, 서울랜드와 손잡고 카트라이더 카퍼레이드를 진행해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엔씨소프트도 다채로운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하다. 비록 결과물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모회사이면서도 경쟁사인 넥슨과 합작 프로젝트 ‘마비노기2’ 제작을 추진해 업계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2008년 말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 OST 제작에 유명 음악가인 양방언 씨가 참여한 점도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손꼽힌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의 음악과 사운드 질이 한층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연예 기획사인 iHQ와 엔씨소프트의 제휴도 게임계 큰 화제였다. iHQ 소속 연예인들이 전략적으로 게임 내 캐릭터로 등장하고 홍보모델로 활약하게 되면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계의 결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한류 분위기 확산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은 스마일게이트와 JYP엔터테인먼트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양사는 게임 속 배경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게임 홍보 영상을 제작했으며 향후 새로운 콘텐츠 개발 등 신규 사업을 공동으로 펼치는 데 합의했다. 새로운 합작 결과물이 기대되는 경우다.

가장 최근 화제를 모은 콜라보레이션 사례는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일본 서비스를 앞두고 블소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는 소식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블소가 일본에서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4월 중 방영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한·일 게임계 이목이 집중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네오플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곤조’가 맡을 예정이다.

게임 서비스에 있어 경쟁사 간의 벽이 허물어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콜라보레이션의 한 사례다. 예전만 해도 자사가 만든 게임은 자체 플랫폼에 탑재한다, 또는 경쟁사에게 내주지 않는다는 원칙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계와 원칙이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다. 이용자 풀만 많다면 적진까지 뛰어드는 모양새다.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 포털 사이트에 CJ E&M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마구마구’가 서비스 되고 있으며, 다음의 ‘샷온라인’이 서비스되는 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모바일 게임 역시 크로스마케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서로의 이용자를 내주고 끌어오는 전략들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최근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컴투스) 및 ‘포코팡’(NHN엔터테인먼트)이 ‘윈드러너’(위메이드)와 손잡고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트렌드코리아 2014’(미래의창)는 올해 트렌드를 전망하며 ‘하이브리드 패치워크’에 주목했다. 기업들이 불황 탈출을 목적으로 동종을 넘어 이종 간의 융합을 시도하는 노력들이 보다 많아진다는 내용이다. 협력 형태 또한 병렬형·결합형·교배형 등 다양한 방식이 있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이 무장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산업 역시 자체 풀 안에서, 또 타 산업과 손을 잡는 형태로, 나아가 경쟁사와 과감한 껴안기를 통해 불황 탈출을 위한 노력들이 활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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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이용자 풀이 한정돼 있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용자들이 느끼기에 보다 재미있고 신선한 방법의 콜라보레이션을 찾고자 기업들의 고민도 점차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게임이 갖는 특성상 다양한 분야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콘텐츠와 기획안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타 산업보다 훨씬 재미있고 효과적인 콜라보레이션이 선보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